4권 2책. 목판본. 손자 백증(伯曾)이 편집, 간행하였으며, 간행연도는 미상이다. 권두에 정두경(鄭斗卿)의 서문이 있고, 발문은 없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규장각 도서에 있다.
권1∼4에 시 752수, 부록으로 묘갈명과 신도비명이 수록되어 있다. 뒷부분에 아들 대일(大逸)의 문집인 『용은집(慵隱集)』이 합록되어 있다.
시에는 저자의 폭넓은 지식이 잘 나타나 있으며, 풍부한 어휘와 전고(典故)의 사용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지적된다. 그러면서도 시구가 난해하지 않고 시상이 뚜렷하며 함축미가 깃들어 있다. 그리고 수많은 차운시에서 자신의 시작 능력을 의도적으로 과시하려는 시인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용은집』에 수록된 시들은 솔직담백하면서도 비감과 애수를 절제된 언어로 표현해낸 개성적인 작품이다. 저자의 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초연히 세상을 떠나 묻혀 사는 선비의 안빈낙도를 주된 주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