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성호 이익의 큰형이었던 이해(李韰, 1647~1673)의 손자로, 자는 자목(子木), 당호는 소미산방(少眉山房) 또는 목치도인(木癡道人)이라고 칭하였다. 경학(經學)과 경세(經世)에 관심을 기울였으며,천주교의 교리를 비판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양학변(洋學辨)’을 저술하기도 하였다.
서명은 노래자(老萊子: 춘추시대 초나라의 효자로 불린 학자)가 여러 집에서 천 조각을 모아 옷을 지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우리의 전통적인 풍습에서 아이가 첫돌을 맞이하면 장수를 기원하는 뜻으로 백가(百家)의 글을 모아 장수를 비는 풍습에서 따 온 제목이다.
본서는 ‘백가의(百家衣)’와 ‘구두지남(句讀指南)’ 및 기타 경사류와 시문에서 아동에게 교훈이 될 만한 내용을 발췌하여 구성한 아동용 학습서이다.
서문(序文)에 따르면, “매부 홍희탁(洪希倬)이 나이 들어 아들을 낳고 첫돌이 되자, 교훈이 될 말한 글을 적어달라는 부탁에 따라 쓴 것이다.(我妹壻洪希倬 晩歲生一子 … 希倬一日遺我一卷沒字冊子 請書小兒可知可行之語 …)”라고 하였다.
1권 1책. 필사본. 백가의서(百家衣序)를 포함하여 총 20장(張), 40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주쌍변(四周雙邊)으로 반곽(半郭)의 크기는 세로 17.6㎝에 가로 13.1㎝이고, 상하향흑어미(上下向黑魚尾)의 책 크기는 세로 23.7㎝에 가로 15.5㎝이다. 계선(界線)이 뚜렷하고, 본문은 10행(行) 20자(字), 주석은 쌍행(雙行)으로 이루어져 있다.
집필 동기를 밝힌 ‘백가의서(百家衣序)’, 아동이 알아야 할 기초 지식을 정리한 ‘백가의(百家衣)’, 구결 해독 방법을 정리한 ‘구두지남(句讀指南)’, ‘역번사(易繁辭)’를 비롯한 경사(經史)와 시문(詩文) 등에서 발췌한 교훈 등으로 구성되었다.
‘백가의서’에서는 매부 홍희탁의 부탁을 받고, 아동이 알아야 할 것들이 어떤 것들인지 옛날 사람들의 경전과 역사서를 바탕으로 발췌하게 된 동기를 밝히고 있다. 본문은 아동이 알아야 할 방위·숫자·색채·오례·길흉·천간·지지·오악·오장·육부 등의 기초 어휘나 교훈이 될 만한 문장을 나열하였고, ‘구두지남(句讀指南)’에서는 이 시기의 구결 사용 방식을 정리하였다.
‘구두지남’은 1장에 불과하지만, 구결 사용법을 정리한 ‘구두지남’, 행위의 주객(主客)과 문장의 시제·구조 등을 명확히 표시하는 14개 항의 현토 방식을 설명한 ‘구두거요(句讀擧要)’, 조사(助辭)의 용법을 설명한 ‘조사훈석(助辭訓釋)’으로 나누어, 이 시기의 구결 사용 방식을 명료하게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필사 후반에 포함된 『주역』의 ‘번사(繁辭)’와 유교 경전(經典), 사서(史書), 시문(詩文) 등에서 발췌한 명문(名文)들은 아동에게 교훈이 될 만한 내용을 발췌한 것으로 한문 교재의 성격을 띠고 있다.
조선 후기 아동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기초 어휘와 지식 및 구결 사용 방법 등 아동용 한문 교재로서의 가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