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유채. 세로 65.2㎝, 가로 53㎝.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31번 창고」는 문이 반쯤 열린 창고 앞에 노동자가 서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파란색의 철문과 붉은 숫자, 창고 안의 검은 공간, 그리고 흰색으로 표현된 인물 등 색의 대비로 인해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강한 인상을 준다.
한 손에 봉투를 쥐고 우두커니 서 있는 인물은 큰 몸통과 팔다리에 비해 머리가 지나치게 작게 그려져 있어서 사실적인 인물의 생김새와는 거리가 있다. 배경의 창고 문은 마치 벽돌 같이 견고한 질감으로 표현한 데 반해, 인물의 얼굴과 몸은 물감을 벗겨내어 거친 질감으로 나타냈다. 특히 몸 부분은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하여 흉물스럽게 긁어냄으로서 노동자의 어둡고 불안한 감정 상태를 드러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