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

고대사
개념
우리 민족을 지칭하는 역사용어.
정의
우리 민족을 지칭하는 역사용어.
개설

배달이라는 용어는 배달족·배달민족·배달겨레·배달얼·배달족역사 등등, 우리민족과 관련한 여러 단어와 합성되어 근대 이후 지금까지 사용되는 말이다. 배달의 연원은 단군(檀君)의 단을 박달 혹은 배달로 부르는데 기원하고 있다.

연원 및 변천

배달이란 말이 우리 민족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그 연원은 확실하지 않다. 『규원사화(揆園史話)』에서 단(檀)을 박달, 백달로 읽다가 이후 배달로 읽어 오늘에 이르렀다.

내용

우리 민족을 지칭하는 ‘배달’과 관련하여 주목되는 책이 조선 숙종 때 쓰인 『규원사화』이다. 이 책은 저자의 이름이 전해지지 않고 북애(北崖)라는 호(혹은 필명)만이 전할 뿐이다. 『규원사화』는 전래 신교(神敎)의 사상적 가치를 담아,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는 역사인식이 잘 드러난 책이기도 하지만 위서(僞書) 논란도 따르고 있다.

『규원사화』에 보면 ‘배달’이라는 말을 유추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실려 있다. "'단군'이라 함은 '박달나라의 임금[檀國之君]'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말에 '단(檀)'을 '박달(朴達)' 혹은 '백달(白達)'이라고 하며, '군(君)'을 '임금'이라고 한다. 당시에는 한자가 없었던 까닭에 단지 '백달임검(白達壬儉)'이라고 하였던 것을, 뒤에 역사를 서술하던 자가 번역하여 '단군(檀君)'이라 하였고, 다시 후세에 전해지며 단지 '단군(檀君)'이라는 글자만 기록하게 되었기에 '단군(檀君)'이 '백달임금'의 번역인 줄을 알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는 한자의 공과 죄가 반반이다. 지금에 만약 언문(한글)과 함께 쓴다면 이러한 폐단은 반드시 없을 것이니, 곧 들녘의 어리석은 백성도 쉽게 깨우쳐 문화의 계발이 더욱 더 빨라질 것이다. " 즉, 『규원사화』에서는 단군의 단을 박달나무 단으로 해석하여 단을 박달 혹은 백달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배달은 박달 혹은 백달에서 유래한 말로 보인다.

1915년 어윤적(魚允迪)이 자신의 저술인 『동사년표(東史年表)』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산보(山譜)』에 말하기를 백두산은 일명 태백산이다. 『계림유사(鷄林類事)』에 단(檀)은 ‘배달(倍達)’이요 국(國)은 ‘나라(那羅)’이며 군(君)은 ‘임검(壬儉)’이라 한다. 이것을 살피건대 단군은 곧 ‘단국군(檀國君])’으로, 속칭 ‘배달나라임금’이다.” 어윤적이 인용한 『계림유사』는 중국 북송 때 책으로 김교헌도 인용한 바가 있지만 중국 명나라 때 책인 『설부(說郛)』에 인용되어 전하는 『계림유사』에 위와 같은 내용이 언급되어 있지 않아 확실한 근거를 찾기는 힘들다. 하지만 어윤적이 인용한 위 구절을은 후대 배달의 뜻을 추적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

1930년대 호산생(湖山生)이라는 필명의 인물은 "'白'자의 음이 본시 '백'이었으나 이를 '白川'‧'白峙'란 지명으로 부를 때는 흔이 '배천'‧'배치'라 하나니 '배달나무' 檀字를 'ᄇᆞᆰᄃᆞᆯ'(朴達)이라 함도 이와 근거한 말임을 알겠다. 이라하야 '밝달'의 밝은 '배달'의 ‘배’에서 전화(訛轉)된 음이니, 배달(倍達)이 곧 단(檀)이요 ‘밝달’이 곧 ‘배달’이다.”라고 하였다. 『규원사화』의 백달(白達)의 白을 '배'로 읽어 배달이 되었다고 한다. 한자로 옮길 때 '백달(白達)'이 '배달'이 되고 한자 배달(倍達)로 바뀐 것으로 이해하였다.

최남선 역시 태백(太伯)의 伯은 혹 白으로도 쓰고 朴으로도 쓴다라고 하면서 이를 밝사상으로 해석하였다. 우리는 배달의 뜻을 단군신화의 단(檀)에서 출발했지만 원래 우리말 배달에 해당되는 뜻을 찾는 과정에서 단(檀)이란 용어를 썼다고 이해한 것이다.

배달이라는 용어가 정확하게 등장하는 시기는 근대 대종교의 성립과 관련된다. 특히 일제강점기 우리민족 정체성의 핵심어이자 독립투쟁을 위한 정신적 가치의 중심으로, 조국광복의 염원과 그 당위성을 한층 고무시켜준 단어가 배달이다.

하지만 배달의 연원을 단군(檀君)의 단에서 보고 박달, 배달로 보는 데 문제가 없지 않다. 먼저 현존하는 단군에 관한 가장 오랜된 기록은 『삼국유사』인데 여기서 단군은 박달나무 단자가 아니라 제단 단(壇)자이다. 박달나무 단(檀)자는 이승휴의 『제왕운기』에 보이는 용례이다. 두번째 단군(檀君)으로 보더라도 단(檀)이 박달나무란 의미로 쓰인 것인지 아니면 하느님의 아들이란 의미의 몽고어 '탱그리'를 한자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단(檀)이란 한자어를 빌어 쓴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배달이란 말은 조선 중기 단(檀)을 박달로 보면서 만들어진 말이지만 원래 배달이란 말이 있어서 이것에 대한 한자어로 단(檀)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삼국유사(三國遺事)』
『제왕운기(帝王韻紀)』
『규원사화(揆園史話)』
『동사년표(東史年表)』
『조선상고사』(신채호, 종로서원, 1948)
집필자
조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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