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산업 ( )

산업
개념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로 재화와 서비스를 이전시킴으로써 장소 및 시간의 효용성을 창출하는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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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로 재화와 서비스를 이전시킴으로써 장소 및 시간의 효용성을 창출하는 산업.
개설

경제는 생산과 유통, 소비의 순환구조 속에서 움직인다. 이 구조에서 유통은 생산과 소비를 원활히 연결함으로써 경제의 발전을 촉진한다. 즉 유통은 생산기능과 소비기능 사이에서 생산물을 이동시키는 과정으로서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마치 우리 몸의 혈류가 인체의 곳곳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줌으로써 우리가 생기 있게 활동할 수 있는 것처럼, 유통은 경제의 곳곳에 혈관처럼 뻗어 생산과 소비를 이어줌으로써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의 편익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즉 유통산업은 소비자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소비 패턴의 변화를 제조업체에 전달하여 제조업체의 기술 혁신과 신제품 개발을 촉진하고,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로 제조업체의 생산성 향상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에게 다양한 상품 선택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 이외에 유통산업의 발전은 산지 및 제조업체간 경쟁 촉진,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 대량구매, 직거래, 공동물류, 소매업체간 경쟁 촉진 등을 통해 물가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유통은 상거래와 물자 유통의 기능을 지니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통활동도 상적 유통활동과 물적 유통활동으로 구분된다. 상적 유통활동은 거래활동 및 거래기초시설 제공활동을 의미하며, 관련 산업으로는 도매업·소매업·무역업·중개업·대리업 등이 해당된다. 물적 유통활동은 수송·포장·하역·보관·유통가공활동 및 수송기초시설 제공활동을 의미하며, 관련 산업으로는 창고업·운송업·하역업 등이 있다.

내용

우리나라에서 근대적인 유통기구가 처음 출현한 것은 제1∼2차 경제개발계획이 추진되던 1962∼1973년 무렵이다. 이 시기에 경제규모가 확대되면서 공급 측면에서는 물량이 확대되었고 수요 측면에서는 소비의 양적·질적 수준이 향상되어 유통부문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이에 따라 근대적인 유통기구의 출현 등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채널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유통정책 측면에서도 종합적으로 유통문제에 접근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아직 유통의 의의(意義)에 관한 인식은 형성되지 않았다.

유통문제에 대한 인식이 경제 전체의 시스템 차원에서 이루어지게 된 계기는 제1차 오일쇼크(석유파동) 이후 유통구조의 문란성이 표면화되면서 유통근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면서이다. 또한 이 시기에 근대적 유통기관이 양적으로 팽창하였고 대기업자본의 유통부문으로의 진출이 현저히 늘어났으며 수입자유화 조치, 고추·배추 등의 작물파동이 발생하면서 유통근대화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에 비해 유통부문에 대한 제도 및 정책은 여전히 미흡하였다. 유통기본법규의 정비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산업정책의 기조도 수출주도형 산업, 중화학공업의 육성에 치중되어 유통부문은 정책적 지원에서 여전히 소외되었다.

유통근대화에 관한 논의가 부분적으로나마 결실을 보게 된 것은 1980년대 초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변화가 모색되면서이다. 이 시기에 ‘시장법’이 개정되고 ‘소비자보호법’,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면서 유통기본법규의 골격이 갖추어졌으며, ‘유통근대화촉진법’에 근거한 유통근대화기본계획이 수립·시행되면서 비로소 유통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체계가 마련되었다. 또한 통금해제와 88올림픽 개최, 3저 호황 등으로 소비가 촉진되면서 유통산업의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우호적으로 조성되었다. 즉 1980년대는 유통산업이 정착, 도약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말 유통산업은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정도였으나 1990년대 이후 우리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드는 것에 맞추어 유통산업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즉 이 시기 유통산업은 상품의 차별화, 서비스의 다양화 등을 통한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성장을 추구하였다.

한편, 1996년에는 국내 유통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유통시장 전면개방이 이루어졌다. 유통산업의 대외개방 정책은 1989년 도소매업진흥 5개년계획 수립 시 유통시장 3단계 대외개방 계획이 발표됨으로써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1993년 12월에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을 위한 최종 양허안이 제출되면서 1996년 1월 1일부로 우리나라 유통시장은 완전히 개방되었다. 1998년에는 ‘외국인투자유치촉진법’이 제정되어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가 전면적으로 허용됨에 따라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국내 유통시장에 대한 법적인 진입장벽은 완전히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유통시장 개방 이후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가 본격적으로 확장하였으며, 그 외 하이퍼마켓, 홈센터, 복합상업시설 등 다양한 유통업태의 도입이 시도되었다. 또한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CATV 홈쇼핑, 사이버쇼핑몰 등의 무점포판매업이 등장하면서 유통업태가 더욱 다양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대형마트, 무점포판매업 등의 신업태가 백화점 등 전통적 업태를 제치고 유통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으면서 유통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현황

우리나라의 유통산업은 19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백화점, 전통시장 중심의 이중 구조에서 대형마트, 무점포판매업 등 다변화된 구조로 변화하였으며, 또한 대형업체가 주도하는 ‘기업형 유통’으로 전환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매출액이 1998∼2009년간 연평균 18.1% 성장하면서 제1의 소매업태로 부상하였다. 현재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국내 점포수가 395개(2008년 기준)에 이르면서 시장포화론이 제기되고 있다.

무점포판매업은 매출액이 1999∼2009년간 연평균 30.4%라는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제2의 소매업태로 급부상하였다. 그간 TV 홈쇼핑, 인터넷쇼핑, 오픈마켓 등의 성장이 두드러졌는데, 향후에는 T커머스(television commerce), M커머스(mobile commerce) 등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은 점포수가 1998년 2,060개에서 2008년 12,485개로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매출액도 1998∼2009년간 연평균 17% 성장하였다.

백화점은 유통업계 구조개편 과정에서 경쟁 업태의 부상으로 큰 타격을 받아 매출액 성장률이 1998∼2009년간 연평균 6%에 불과하다. 현재 롯데, 현대, 신세계가 확고한 3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으며, 타 업태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고급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전통시장으로 대표되는 중소유통업은 경쟁력의 쇠퇴로 점차 영업이 위축되고 있다. 전통시장 수가 2004년 1,702개에서 2008년 1,550개로 감소하였으며, 이에 따라 종사자 수도 2004년 약 39만 명에서 2008년 약 36만 명으로 감소하였다. 또한 전통시장 전체 매출액도 2005년 32조 7천억 원에서 2006년 29조 8천억 원으로 9% 감소하였고, 2007년에는 26조 7천억 원으로 10.5% 감소, 2008년에는 25조 9천억 원으로 2.8% 감소하여 대형마트, 편의점, 무점포판매업 등과 비교해 매우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의의와 평가

지난 20여 년 간 우리나라의 유통산업에는 시장규모의 확대 및 유통구조의 변화, 업태의 다양화 등 엄청난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우리나라의 유통시장이 여타 선진시장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여전히 재래식 비중이 높은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중소유통업의 구조개선과 함께 신유통업태로의 구조전환을 유도하여 선진적인 유통구조를 확립함으로써 유통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더욱 지속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형 할인점의 시장포화 논의가 제기되는 등 유통시장이 성숙기로 이행하고 있으므로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대형화․기업화된 유통과 생계형 중소유통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중소유통업을 지원하되, 전통시장 등 중소유통업이 소비자의 니즈(needs)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보화 인프라(RFID, EDI, 바코드, 전자카탈로그, POS 등)의 지속적인 보급을 통해 유통물류 전반의 정보화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유통산업의 생산성 및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2009 유통업체연감』(한국체인스토어협회, 2009)
「유통산업 통계」(대한상공회의소, 2009년 하반기호, 2009)
『유통산업 구조변화와 업태별 핵심 이슈』(백인수·서용구·김현철·김인호, 산업연구원, 2006)
『유통의 이해』(변명식·이영철·김영이, 학문사, 2002)
「통계청(KOSIS) 소매업태별판매액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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