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십절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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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개념
고려시대 승려 지눌이 제시한 각찰 · 휴헐 · 민심존경 · 투출체용 등 10가지 무심공부법을 가리키는 불교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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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고려시대 승려 지눌이 제시한 각찰 · 휴헐 · 민심존경 · 투출체용 등 10가지 무심공부법을 가리키는 불교수행법.
내용

모든 중생이 가지고 있는 본래 부처인 진심(眞心)을 올바로 드러낼 수 있도록 지눌은 중국 및 우리 나라의 조사(祖師)들이 언급하였던 참선하는 방법을 집대성하여 열 가지로 구성하고 독창적인 해석을 가하였다.

그는 이 열 가지 무심공부를 순서에 따라서 차례대로 닦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 한 가지만을 택해서 공부를 성취하면 그릇된 마음이 사라지고 진심이 드러나는 것이므로, 자기의 근기(根機)와 버릇에 맞추어서 익혀갈 것을 당부하였다.

10절목의 뜻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① 각찰(覺察):‘깨달아 살핀다’는 글자의 뜻과는 달리, 생각을 하지 않는 공부이다. 수도자가 처음에 망념(妄念)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다가 망념이 일어나지 않게 되면 이번에는 망념을 없앴다는 생각, 깨달았다는 생각이 남게 되는데, 그것마저도 없애는 공부를 각찰이라고 한다. 즉, 화두(話頭)를 참구(參究)하는 수도자의 경우 화두만을 생각하고, 망념이 일어날 때는 곧 각찰해서 화두로 돌아가게 하는 수행법이다.

② 휴헐(休歇):쉬고 쉬는 공부방법이다. 악은 물론 생각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선에도 집착하지 않는 공부이다. 즉, 선악 등 모든 이원화된 생각을 쉴 때 진심이 드러나는 것이므로 ‘바보같이, 말뚝처럼’이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마음 쉬는 공부를 강조하였다.

③ 민심존경(泯心存境):마음속의 망상을 없애고 경계를 두는 공부로서, 모든 망념을 다 쉬어 바깥 경계를 돌아보지 않고, 다만 스스로 마음을 쉬는 것이다. 마음속의 망심이 모두 사라지면 대상의 경계가 있다고 해도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신라의 원효(元曉)는 이러한 공부를 여실수행(如實修行)이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④ 민경존심(泯境存心):경계를 없애고 마음을 두는 공부이다. 모든 대상세계가 헛된 것이라고 보고 대상에 집착하지 않게 되면 진심만이 온전하게 남아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⑤ 민심민경(泯心泯境):마음도 없애고 대상도 없애는 공부이다. 먼저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바깥의 모든 것이 헛됨을 알아서 경계를 없애고, 다음에 주관적인 망념이 일어나는 것을 없애는 것이다.

⑥ 존심존경(存心存境):마음도 두고 대상도 두는 공부방법이다. 공부를 할 때 마음이 있을 자리에 가 있고, 경계가 경계의 본자리에 머물러서 각각이 있을 자리에 분명히 있으면, 마음과 경계가 서로 맞서게 되더라도 마음은 경계에 집착하지 않고 경계가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하지 않으며, 서로가 남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시시비비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망념된 생각이 나지 않아서 진심이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⑦ 내외전체(內外全體):안과 밖이 모두 체(體)라고 보는 공부방법이다. 공부를 할 때 산하대지(山河大地)와 내신외기(內身外器) 등 모든 것이 진심의 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천지가 나와 한 뿌리요, 만물이 나와 한 몸임을 깨닫는 공부이다.

⑧ 내외전용(內外全用):안과 밖이 모두 진심의 작용이라고 보는 공부이다. 말하고 밥먹고 옷입는 모든 행위는 진심에 근거하여 행할 수 있는 것으로서, 이 몸을 떠나서 따로 진심의 작용이나 도가 있을 수 없음을 깨닫고, 다른 데서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⑨ 즉체즉용(卽體卽用):체가 곧 용이요, 용이 곧 체임을 깨닫는 공부이다. 공부를 할 때 고요한 진심의 체를 바탕으로 해서 밝게 보는 작용을 잃지 않는 것이다. 즉, 마음을 고요히 하였을 때 밝게 보는 작용이 나오고, 밝게 보는 가운데 역시 고요함이 깃들여 있음을 알고 그렇게 되게 하는 공부이다.

⑩ 투출체용(透出體用):체와 용을 함께 표출시키는 공부로서, 안과 밖, 정신적인 면과 물질적인 면 등을 별개의 것으로 보지 않고, 완전히 조화를 이룬 하나의 큰 해탈문(解脫門)으로 만들어서 털끝만큼의 빈틈도 없이 온몸을 한 덩어리로 만드는 것이다.

지눌은 이 열 가지 공부방법이 모두 무심공부이기 때문에 억지로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인위적으로 애씀이 없이 이루어지는 자연공부(自然功夫)·무공지공(無功之功)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참고문헌

『진심직설(眞心直說)』
『한국의 불교사상』(이기영, 삼성출판사, 1976)
집필자
김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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