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필사본.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이 책은 칠서(七書)를 해설한 『성호질서(星湖疾書)』의 일부이다. ‘질서(疾書)’라는 말은 원래 송나라의 유학자 장재(張載)가 공부하는 중에 마음에 떠오르는 것이 있으면 빨리 기록하였다는 뜻으로 사용한 데서 따온 것이다. 이 책은 1922년에 간행된 『성호전집(星湖全集)』에 빠져 있으며, 별도의 간행여부는 미상이다.
권두에 자서(自序)인 「서문편제(序文篇題)」가 있고, 이어 경문(經文)·전문(傳文)·발문 등의 순으로 편차되어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주희(朱熹)의 집주(集註)와 『대학혹문(大學或問)』·『대학어류(大學語類)』 등의 주석서가 『대학』의 심오한 뜻을 파악하는 데 미흡함을 말해 따로 자득(自得)한 경지가 있음을 비추고 있다.
경문에서는 명명덕(明明德)·신민(新民)·지어지선(止於至善)의 삼강령(三綱領)과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의 팔조목(八條目)을 총론적으로 다루어 『대학』의 이상(理想)인 수기(修己)·치인(治人)의 대법(大法)을 말하고, 아울러 이러한 이상에 도달하는 순서를 밝히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말하는 덕(德)을 『중용』의 명(命)과 같은 뜻으로 해석하며, 가장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려 하고 있다. 전문은 삼강령·팔조목을 다시 구분해 명명덕에서 치국평천하까지 10장에 걸쳐 각론적으로 해설하고 있다.
명명덕에 대한 설명에서는 덕이 명의 원인이 되고 명은 덕의 원인이 된다고 하여 서로 상통하는 이치로서 파악하였다. 격물치지는 격치(格致)를 행위에 겸합(兼合)된 개념으로 해석해 지행합일(知行合一)을 강조하였다.
이익의 경학(經學)에 관한 지식과 사상이 집약된 것으로서, 그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