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회강 ()

동사회강
동사회강
조선시대사
문헌
조선 후기의 문신 · 학자, 임상덕이 삼국시대부터 고려 말까지를 역사를 서술하여 1719년경에 간행한 역사서.
내용 요약

『동사회강』은 조선 후기 문신·학자 임상덕이 삼국시대부터 고려말까지를 서술한 역사서이다. 20권 10책의 목활자본이다. 이 책의 저작 시기는 임상덕이 지방 수령을 지내던 1711년에서 1719년 사이로 추정된다. 책의 앞부분에 서례·범례·논변·연표가 실려 있다. 본문은 삼국기·신라기·고려기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고려기가 본문 12권 중 9권으로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동사회강』은 안정복의 『동사강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강목법과 정통론 도입의 역사 서술 방법은 이 책에서 심화되어 『동사강목』에서 완성되었다.

정의
조선 후기의 문신 · 학자, 임상덕이 삼국시대부터 고려 말까지를 역사를 서술하여 1719년경에 간행한 역사서.
서지적 사항

27권 10책. 목활자본.

내용

임상덕은 어려서부터 소론파의 거두이던 윤증(尹拯)을 사사해 그의 학문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 관직에 있을 때는 단종 때 권력을 장악했던 김종서(金宗瑞)의 죄를 용서할 것을 주장하고, 당론을 배격하며 숙종의 전제권 강화를 비판하는 입장을 취하였다.

저작된 시기는 확실하지 않으나, 지방 수령을 지내던 1711년(숙종 37)부터 1719년 사이로 추측된다. 책의 앞 부분에 서례(序例) · 범례 · 논변(論辯) 그리고 연표가 실려 있고, 본문은 삼국기(三國紀) · 신라기(新羅紀) · 고려기(高麗紀)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고려기가 본문 12권 중 9권으로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먼저 저자 자신이 쓴 서례에서는 『삼국사기』 이후의 역대 사서들을 평가, 비판하였다. 그러면서 17세기 중엽 유계(兪棨)가 쓴 『여사제강(麗史提綱)』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 그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밝히고 있다.

『여사제강』은 강목법을 따르면서도 범례가 자세하지 않은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해 21개항의 범례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주자(朱子)의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의 범례를 따르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현실에 알맞게 가감, 조정한 것이었다.

즉, 『자치통감강목』은 중국사만을 다루었지만, 이 책은 중국 중심의 아시아 세계 테두리 속에서 한국사를 서술하는 까닭에 주자 강목의 범례를 조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논변에서는 기자봉조선(箕子封朝鮮), 황괴참위설(荒怪讖緯說)의 존삭(存削), 천추태후(千秋太后)의 흉졸(薨卒), 삼한지방(三韓地方), 동국지명(東國地名), 단군 이하 시조의 출자(出自), 도선(道詵)의 사적(史蹟)에 대한 의문 등 일곱 가지 항목을 다루고 있다.

이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고증을 시도한 것으로서, 그 뒤 안정복(安鼎福)『동사강목』에 보이는 고이(考異)의 선구적 형태이다. 따라서 이 책은 고증사학적 역사 서술의 단서를 연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음 연표에서는 삼국 · 신라 · 고려의 순으로 왕력(王曆)을 작성하였다. 여기에 중국 왕력이 대비되어 있어서 본문 기사에서는 중국 왕력을 일일이 적는 것을 피하고 본국의 왕력만을 적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동사회강』에서 비롯되어 『동사강목』에서도 답습되고 있다.

본문은 삼국시대부터 서술하고 삼국 이전의 상고사는 편년 기사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신라 시조에 관한 기사 밑에 3조선과 삼한에 관한 서술을 안설(按說)로 소개했고, 또 논변에서도 단군조선 · 기자조선 · 삼한의 위치 등에 관해 고증했으므로 실제상으로 상고사를 부인한 것은 아니다.

특히, 범례와 논변에서 기자수봉설(箕子受封說)을 부인하고 기자가 주무왕(周武王)에게 신하로 복종하지 않은 독립군주였음을 강조하고 있어, 중국에 대해 조선이 자주적 국가였음을 명시하고 있다.

기자와 기자조선의 후신인 마한을 높이는 태도는 17세기 사서의 공통된 성격으로서 이 책에서도 그대로 계승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삼국 이전을 편년에서 삭제함으로써 기자조선과 마한을 정통국가로 취급하지 않았으며, 삼국시대를 무통(無統)의 시대로 간주하였다. 한국사에 있어서 정통의 시대는 신라 통일 이후와 고려 통일 이후만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정통 체계는 17세기 중엽 홍여하(洪汝河)『동국통감제강(東國通鑑提綱)』에서 기자-마한-신라(삼국)-신라(통일)를 정통 국가로 인정한 것과 비교해 차이가 드러난다. 이는 임상덕이 홍여하보다 삼국을 대등한 시각에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의 삼국무통론(三國無統論)은 그 뒤 『동사강목』에도 그대로 계승되고 있다.

편년 기사에서 재상의 구실을 어떻게 서술하느냐 하는 것은 편자의 정치사상을 예민하게 반영하는 것인데, 『동사회강』에서는 재상의 사망 뒤에 졸기(卒記)를 적어 재상의 구실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계의 『여사제강』에서도 나타나는 이같은 점은 17, 18세기의 붕당정치 운영에 있어 왕권 전제를 반대하고 재상권의 자율성을 높이려는 서인(西人)의 정치사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의의와 평가

『동사회강』은 안정복의 『동사강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홍여하의 『동국통감제강』과 유계의 『여사제강』에서 비롯된 강목법과 정통론 도입의 역사 서술 방법은 『동사회강』을 거쳐 한 단계 심화되고, 『동사강목』에 이르러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여사제강(麗史提綱)』
『동국통감제강(東國通鑑提綱)』
『동사강목(東史綱目)』
『조선후기 사학사연구』(한영우, 일지사, 1989)
「17·18세기의 사서와 고대사인식」(이만열, 『한국의 역사인식』, 창작과 비평사, 1976)
「실학자들의 사관-한국사의 사관-」(한영우, 『독서생활』, 삼성출판사, 1976)
관련 미디어 (2)
집필자
한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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