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전춘 ()

악장가사 / 만전춘
악장가사 / 만전춘
고전시가
작품
고려시대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속요.
이칭
이칭
만전춘별사
내용 요약

만전춘은 고려시대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속요이다. 만전춘별사라고도 한다. 『악장가사』에 실려 있다. 악보는 『세종실록』 권146과 『대악후보』 권5에 전한다. 모두 5연으로 되어 있으나, 마지막에 추가된 결사를 독립된 연으로 볼 경우 6연이 된다. 내용은 남녀 간의 애정을 적나라하게 노래한 것으로, 노골적이고 퇴폐적인 표현이 있다. 그 때문에 조선 시대 사대부에 의해 음탕한 노래로 규정되어 배척되었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시조 장르의 기원을 찾는 자료로 주목된 바 있다. 「만전춘」이 남녀상열지사로 지탄받음에 따라, 별사의 이름을 붙인 듯하다.

정의
고려시대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속요.
구성 및 형식

『악장가사』에 실려 있다. 모두 5연으로 되어 있으나 그것을 아우르면서 종결짓는 결사(結詞)가 마지막에 추가되고 있어 이것을 독립된 연으로 볼 경우 6연이 된다. 각 연은 형식상으로 불균형을 보이고 있고 시어(詩語)도 이질적이며 의미론적으로도 통일성을 결여하고 있다. 이에 이 작품이 여러 이질적이고 독립적인 당대의 유행 노래를 궁중의 속악가사로 합성하고 재편성함으로써 성립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이와는 달리 이 작품이 전강(前腔) · 후강(後腔) · 대엽(大葉)의 3부분으로 가창된다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전체 작품을 초 · 중 · 종장의 3장 형태로 재편함으로써 형태적 통일성을 찾아 한편의 정제(整濟)된 작품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연(聯) 사이의 의미론적 긴밀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이 노래의 제3연은 정서(鄭叙)가 지었다는 「정과정곡(鄭瓜亭曲)」의 노랫말과 일치하고 있어 기존의 노랫말로 짜맞춘 듯한 성격이 강하다.

이 노래는 넓은 의미의 시조 양식이 속요(속악가사)에 개입된 것으로 보아, 쇠퇴기의 속요 작품일 것이라 추정하기도 한다. 혹은 여러 이질적인 가요가 뒤섞여 얽어졌다는 점에서 초창기의 속요로 보는 견해도 있다.

내용

구성내용은 남녀간의 애정을 적나라하게 노래한 것으로, 노래의 노골적이고 퇴폐적인 표현 때문에 조선시대 사대부에 의해 음탕한 노래로 규정되어 배척되었다. 이는 새로운 만전춘사인 「봉황음(鳳凰吟)」을 짓게 하는 계기를 주기도 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제1연에서는 얼음 위에 댓잎 자리를 보아 임과 내가 함께 얼어 죽어도 좋으니 제발 밤만 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2연에서는 임이 오지 않으니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하면서 창 밖의 도화에다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표현했다. 제3연에서는 넋이라도 함께 가자고 맹세한 임을 원망하고 있다.

제4연에서는 물오리더러 주1을 두고 왜 소에 자러 오는가 하니, 소가 얼면 여울로 가겠다는 대화가 벌어진다. 이는 남성의 여성편력을 나무라는 듯한 여성화자와 이에 능글맞게 대꾸하는 남성화자 사이의 대화처럼 들린다. 제5연에서는 “옥산(玉山)을 벼어 누어 금수산(錦繡山) 니블 안해 주2 각시를 아나 누어 약(藥)든 가ᄉᆞᆷ을 맛초ᄋᆞᆸ사이다”라고 하여 육체적 사랑을 나누는 현장을 묘사했다. 제6연은 “아소님하 원ᄃᆡ평ᄉᆡᆼ(遠代平生)애 여힐ᄉᆞᆯ 모ᄅᆞᄋᆞᆸ새”라는 짧은 가사로 노래 전체를 형식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현황

고려시대 향악곡의 하나인 「만전춘」의 악보는 『세종실록』 권146과 『대악후보(大樂後譜)』 권5에 전하며, 그 가사는 『세종실록』과 『악장가사』에 전하나 이 두 문헌에 전하는 가사가 각기 다르다.

즉 『세종실록』에 전하는 가사는 「처용가」의 “산하천리국(山河千里國)에 가기울총총(佳氣鬱葱葱) ᄒᆞ샷다”는 가사와 같고, 『악장가사』에 전하는 가사는 “어름우희 댓닙자리 보아 님과 나와 어러죽을 망뎡”으로 되어 있어 원래의 가사에 속한다. 『악장가사』에서 이 원사(原詞)를 「만전춘별사」라 한 것은 원래의 「만전춘」이 주3로 지탄받음에 따라, 별사의 이름을 붙인 듯하다.

『세종실록』과 『대악후보』에 실린 「만전춘」 가락의 전반부는 모두 같다. 형식은 전강(前腔) · 후강(後腔) · 대엽(大葉)으로 크게 구분되며, 다시 부엽 · 중엽(中葉) · 부엽 · 소엽(小葉)으로 세분된다. 이와 같은 음악 형식은 「처용가」의 형식과 동일하며 또 「처용가」 · 「봉황음」과 함께 3단으로 구분된다. 또 「만전춘」의 음계는 임(林, g) · 무(無, b○) · 황(黃, c') · 태(太, d') · 중(仲, f')의 5음계인 계면조에 속한다.

의의와 평가

표현 면에서는 관능적이고 감각적인 언어 표현이 지배적인데, 전체적으로 보아 비유와 상징, 반어와 역설 등을 통하여 남녀 사이의 강렬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이 노래의 2연과 5연이 시조 양식에 접근하는 형태를 보여준다고 하여 시조 장르의 기원을 찾는 자료로 주목된 바 있다.

또한 이 노래가 민요 · 속요 · 시조 · 한시(漢詩) · 경기체가(景幾體歌) · 향가 등 당대의 기존 장르를 다양하게 수용하여 양식적으로 변용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실들에 기초하여 「만전춘」이 장르 복합체로서의 양상을 보이는 가요로 규명된 바도 있다.

참고문헌

『세종실록(世宗實錄)』
『악학궤범(樂學軌範)』
『악장가사(樂章歌詞)』
『대악후보(大樂後譜)』
「고려시대 시가의 장르현상」(김학성, 『인문과학』12, 성균관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1983)
「별곡의 구조」(김택규, 『고려시대의 언어와 문학』, 형설출판사, 1975)
「만전춘별사의 구조」(성현경, 『고려시대의 언어와 문학』, 형설출판사, 1975)
「만전춘형식고」(장사훈, 『예술원논문집』 2, 1963)
「고려의 속악가사론고」(최정여, 『청주대학교논문집』 4, 1963)
주석
주1

강이나 바다 따위의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    우리말샘

주2

사향노루의 사향샘을 건조하여 얻는 향료. 어두운 갈색 가루로 향기가 매우 강하다. 강심제, 각성제 따위에 약재로 쓴다.    우리말샘

주3

남녀가 서로 사랑하면서 즐거워하는 가사라는 뜻으로, 조선 시대에 사대부들이 ‘고려 가요’를 낮잡아 이르던 말.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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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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