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2책. 목판본. 큰아들 채(採)가 편집하고 1452년(단종 즉위년) 이선제(李先齊)의 교정을 거쳐 둘째아들 기(技)가 간행한 것이 초간본이다. 권두에 정인지(鄭麟趾)의 서문과 권말에 안지(安止)의 발문이 있다. 1722년(경종 2) 권서경(權敍經)이 다시 편집하고 권재덕(權載德)이 간행한 것이 이 중간본(重刊本)이다. 규장각 도서와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권두에 세계도(世系圖), 권1∼5에 시 501수, 권6은 잡저로 상승대비애책(上昇大妃哀冊)·길주서화상찬(吉注書畫像讚)·양촌묘지(陽村墓誌)·전(箋)·표 등 8편과 부록으로 매헌행장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가 대부분인데, 고시·배율·잡체(雜體) 등 다양한 체로 되어 있고, 차운부록(次韻附錄)에는 권근(權近)·성석린(成石璘)·이직(李稷)·황희(黃喜) 등의 시가 있어 조선 초기의 한시연구에 귀중한 참고자료가 된다
잡저 가운데 「책문제(策問題)」는 과거의 시험문제로, 역학(易學)에 관한 내용이 많은 것이 특이하다. 「길주서화상찬」은 길재(吉再)의 화상을 찬양하는 글이다.
전(箋)에는 안자(顔子)와 맹자는 배유(配侑)하였으나 증자(曾子)와 자사(子思)는 강등하여 종사(從祀)하였으므로 송나라와 원나라의 예를 따라 정배(正配)에 올리자는 내용이 있다.
표는 불골(佛骨)을 받아들이지 말라는 내용으로, 척불(斥佛)의 입장을 강력히 나타내고 있다. 전·표 등은 비록 분량은 많지 않으나 조선 초기 유학의 기틀을 다지는 데 관련된 내용이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