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5권. 1971년 국사편찬위원회가 민충정공기념사업회의 협조를 얻어 민영환의 후손 민병기(閔丙岐) 소장의 초고를 휘집(彙集)·간행하였다.
권1은 소차(疏箚)로, 소문(疏文) 61편(그 중 4수는 본문이 없음)과 차자(箚子) 6편이 수록되어 있다. 소차 가운데 을사오적의 정형(正刑: 죄인을 사형에 처하는 형벌)과 보호조약의 폐기를 주천(奏薦: 임금께 아뢰어 천거함)한 것도 있다. 대부분은 사직(辭職)을 원하는 소차라는 점에서 저자가 자주 임관(任官)을 사퇴하기를 청한 사실을 알 수 있어 저자의 인격과 지조의 고원함을 엿볼 수 있다.
권2는 「천일책(千一策)」으로, 극도로 혼란하고 폐정에 시달리던 정치를 바로잡기 위한 정치적 포부와 경륜을 피력한 글이다. 이 글에는 러시아·일본의 침략 세력 방어책과 자주 독립, 내란 진정의 방책을 서술한 시무사조(時務四條)와 인재 등용·기강 확립·군제 개혁·창곡 비축·요해 수비·인민 구휼·재정 정리·학교 진흥·외교 정책 등 10개항에 걸쳐 국정을 논한 비어십책(備禦十策)의 장문의 정책론이 서술되어 있다.
권3의 「해천추범(海天秋帆)」은 저자가 7개월 동안 8개국을 시찰한 사행기록이다. 1896년 3월 러시아황제의 대관식에 참례하기 위한 전권공사의 특명을 받고 미국·캐나다·영국을 거쳐 러시아에 들러 3개월간 체류하고 귀국하였다. 한국인으로는 유길준(兪吉濬)에 이어 세계일주를 하고 신문화·신풍조와 세계정세를 돌아보고 귀국 뒤 고종에게 여러 가지 개혁 사항을 건의하였다. 이 기록은 당시 우리나라 지도급 인사의 눈에 비추어진 세계정세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록이다.
권4의 「사구속초(使歐續草)」는 저자가 러시아에서 귀국한 3개월 뒤 영국·독일·러시아·이탈리아·프랑스·오스트리아 제국의 주차전권대신과 영국 빅토리아 여왕 즉위 60년 축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재차 유럽을 여행하게 되었을 때, 본국 출발에서부터 런던에 도착할 때까지의 기록이다. 「해천추범」과 같이 민영환이 본 당시 국제 정세를 살필 수 있는 중요 자료이다.
제5권의 부록은 순절 직전으로부터 자결 당시까지의 실기와 순절 뒤의 상황을 기록한 「민충정공실록」, 「민충정공진충록」(3편 모두 작자 미상의 글임), 그리고 『대한매일신보』에 게재된 민충정공의 순사(殉死)·장례·궁정예우(宮廷禮遇)의 기사와 논평, 각계의 만사·제문·조사(弔辭)와 혈죽(血竹)에 관한 기록을 휘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