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초목 ()

구비문학
작품
조선시대, 관아(官衙)가 있던 제주시 성읍, 조천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어온 창민요(唱民謠).
내용 요약

「산천초목」은 조선시대 관아(官衙)가 있던 제주시, 성읍, 조천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어온 창민요(唱民謠)이다. 이 노래의 명칭은 “산천초목 속잎이 난듸 구경가기 얼화 반갑도다”로 시작되는 첫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이곳 기녀(妓女)들이 본토의 「산천초목」을 배워 부르면서 민간에도 퍼지게 되었다. 「산천초목」은 한반도 전역에서는 전승이 끊어진 산타령계 민요이면서, 당시 사당패 소리의 사설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정의
조선시대, 관아(官衙)가 있던 제주시 성읍, 조천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어온 창민요(唱民謠).
「산천초목」의 형성

사당패주10을 위해 여러 지방을 다니는 과정에서 지방의 향토 민요(民謠)를 수용하기도 하고, 또 반대로 지방의 향토 민요에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산천초목」 명칭은 “산천초목 속잎이 난듸 구경가기 얼화 반갑도다”로 시작되는 첫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산천초목 속닙이 난 디 귀경 가기 얼화 반가와라”는 경기 주6주7, 서도 산타령 「놀량」, 남도 잡가 「화초사거리」의 첫머리 주4과 같고 신재효본 「가루지기타령」에도 등장한다. 이로 볼 때, 사설 공유와 사당패 소리의 영향으로 「산천초목」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제주시 성읍, 조천 지역 주5들이 본토의 「산천초목」을 배워 부르면서 민간에도 이 노래가 자연스레 퍼지게 되었다.

「산천초목」의 사설 구성

보통 창민요를 부를 때는 허벅이나 장구 등으로 장단을 치지만, 이 노래는 악기 반주를 생략하고 시조(時調)를 가창하듯 매우 여유 있게 부른다. 주8이 복잡하고 주9이 많아 장단을 맞추지 않고 자유롭게 부르는데, 후렴에 “받읍네다 받읍네다”를 넣어 부르기도 하고 빼기도 한다. 선율은 육지 소리에 비해 현란하지 않지만, 높고 낮은 음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보다 점잖게 흥청거리는 분위기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자료 2편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산천초목 속잎이 난듸 구경가기 얼화 반갑도다 꽃은 꺾어 머리에 꽂고 잎은 따서 얼화 입에다 물어 산에 올라 들귀경 가니 천하일색은 얼화 내로구나 날 오라ᄒᆞ네 나를 오라ᄒᆞᄂᆞᆫ다 돌아오는 반ᄃᆞᆯ처럼 ᄃᆞ리주머니 띄와 놓고 만수무강 글자를 새겨 무명장수 닷끈을 달아 정든님 오시거든 얼화 띄와나 주1

산천초목 속입이 난디 구경가기가 얼화 반갑도다 꼿은 꺼꺼 머리에 꽂고 잎은 주2 얼화 입에 물어 산에 올라 ᄃᆞᆯ구경 가니 천하일색은 얼화 내로구나 날 오라하네 날 오라 하네 산골 처녀가 얼화 날 오라 ᄒᆞ는다 돋아오는 반ᄃᆞᆯ처럼 도리주머닐 주어 놓고 만수무강 글ᄌᆞ를 사겨 수명당사 끈을 ᄃᆞᆯ아 정든 님 오시거든 얼화 주3

지금까지 조사된 「산천초목」의 사설은 대동소이하다. 두 자료 역시 사설이 대부분 일치한다. 4행 이후 주머니 묘사 관련 사설이 다르다. 그리고 첫 번째 자료에서는 산천초목을 구경하자고 하는 주체가 등장하지 않지만, 두 번째 자료에서는 산골 처녀가 새롭게 등장하였다.

의의 및 평가

「산천초목」은 한반도 전역에서는 전승이 끊어진 산타령계 민요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아울러, 당시 사당패 소리의 사설을 잘 유지하고 있다. 제주도 중요 무형 문화재 제95호로 지정된 ‘제주민요’의 하나이다.

참고문헌

단행본

김영돈, 『제주민요의 이해』(제주도, 2000)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어문연구실, 『한국구비문학대계』 9-2(동화출판공사, 1981)

논문

양영자, 「창민요」(『제주도지』 7, 제주도, 2006)
좌혜경, 「창민요」(『제주민요를 지킨 명창들』, 민속원, 2012)
주석
주1

제주시 삼도동 김금련, 김명선, 『한국구비문학대계』 9-2

주2

따서.

주3

제주시 표선면 성읍 1리 조을선(1915년생), 이선옥(1913년생), 『한국민요대전: 제주도민요해설집』

주4

늘어놓는 말이나 이야기. 우리말샘

주5

잔치나 술자리에서 노래나 춤 또는 풍류로 흥을 돋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 우리말샘

주6

선소리의 하나. 앞산 타령과 뒷산 타령의 두 종류가 있고, 경기와 서도의 두 형식이 있으며, 약동적이고 경쾌한 소리 가락이다. 우리말샘

주7

경기 산타령 가운데 첫째 곡. 처음은 별 의미 없는 입타령으로 이어지는 통절 형식으로, 일정한 장단이 없이 느리면서 넓은 음폭에 높은 소리와 가성(假聲)을 많이 쓴다. 우리말샘

주8

높고 낮은, 그리고 길고 짧은 음들의 연속적인 진행을 하나로 연결해 본 선율의 흐르는 기세. 보통 불규칙적인 파도와 같은 오르내림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말샘

주9

악곡에 여러 가지 변화를 주기 위하여 꾸미는 음. 작은 음표 또는 글자나 그림을 써서 표시한다. 우리말샘

주10

동네에 경비를 쓸 일이 있을 때, 여러 사람들이 패를 짜서 각처로 다니면서 풍물을 치고 재주를 부리며 돈이나 곡식을 구하는 일. 우리말샘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