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3월부터 7월까지 『창조』 제5∼7호에 연재되었고, 1926년 같은 제목의 단편집 『생명의 봄』(박문서관)에 수록되었다. 20대의 한 지식인이 그의 아내가 일본 경찰에 붙잡혀 구금되었다가 풀려 나와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할 때까지 겪는 사정을 그린 소설이다.
1919년 전영택의 약혼자인 채혜수(蔡惠秀)는 평양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가했다가 일본 경찰에 붙잡혀서 옥고를 치른 일이 있었다. 이때 전영택은 그 뒷바라지를 했는데, 그 체험을 소설화한 것이 이 작품이다. 따라서 전영택의 사적 체험을 그대로 묘사한 것으로, 이 소설을 1920년대의 한 성실한 부부의 삶을 읽을 수 있다는 데 의미를 지닌다.
이 소설의 작중인물인 나영순(羅英淳)은 그대로 전영택의 그림자나 분신이고, 이영선(李英善)은 그의 아내(채혜수)의 그림자나 분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소설에서 영순은 문학을 택할 것이냐, 신앙 생활을 택할 것이냐, 무척 고민한다. 그가 한때 신앙보다 문학에 기울어지자, 그의 아내는 무척 걱정하면서 하나님과 예수를 떠나서는 안 된다고 간곡히 권한다.
그 때 영순은 교회는 혹 떠나더라도 하나님이나 예수는 떠나지 않겠다고 심경을 토로한다. 그러면서 그는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하겠소. 무엇보다도 먼저 진실하고 생명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소. 목사가 되는 것보다, 교사가 되는 것보다도 먼저 거짓이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소. 생명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소. 우리 앞에는 이제 봄이 돌아오겠지요. 생명의 봄이 돌아오지요. 우리도 생명 있는 사람이 되어서 생명의 봄을 맞아서 참 신생활로 들어갑시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당시의 전영택의 심경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소설의 핵심부분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작가 전영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그의 문학정신의 한 단면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