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 5책. 필사본. 서문과 발문이 없어 편자와 필사 연도를 알 수 없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권1∼5에 각 체의 시 2,000여 수와 제문 2편, 묘갈명 3편, 기(記)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1∼5까지 작품이 쓰여진 연대순 따라 편집되어 있다. 권마다 시와 문이 섞여 있다. 권1은 1526년(중종 21) 이후, 권2는 1542년 이후, 권3은 1553년(명종 8) 이후, 권4는 1554년 이후, 권5는 1559년 이후에 각각 쓰여진 것들이다.
시는 대개 자연과 인정을 노래한 것이 많다. 권1의 「조황룡천(釣黃龍川)」은 임천(林泉)의 은일적인 낙을 묘사한 시로 저자의 자연주의적 사상을 엿볼 수 있다. 「양림산연거(兩林山宴居)」 또한 은일적인 기분을 나타낸 작품으로 산수의 경치를 잘 묘사하고 있다.
「대둔산정수굴(大芚山淨修窟)」·「숙보현암(宿普賢菴)」·「숙직지사(宿直指寺)」·「해인사(海印寺)」·「서해인사사문주(書海印寺沙門柱)」 등 산사(山寺)의 풍경을 읊은 시를 비롯하여 「증성해상인(贈性海上人)」·「증승(贈僧)」 등 승려와의 교분을 나타낸 시가 많은 것은 그의 불교적 취향을 알 수 있게 한다.
권2의 「조령용추(鳥嶺龍湫)」는 오언 배율의 장편으로 부귀공명을 탐하지 않는 초일한 기상을 나타내었다. 「백련사동백가(白蓮社冬栢歌)」·「구십포교(九十浦橋)」 등은 모두 장편의 가행체로 1544년에 지은 것인데 저자가 문학 활동을 가장 왕성하게 하였던 시절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간주된다. 권4에는 이황(李滉)에게 증정한 「증경호(贈景浩)」 등이 있어 교우 관계를 알 수 있게 한다.
제문으로는 권1에 「제눌재문(祭訥齋文)」이 있는데 스승 박상(朴祥)에 대한 간절한 추모의 뜻을 담고 있다. 권5의 「유명조선육봉선생묘갈명(有明朝鮮六峯先生墓碣銘)」은 박상의 아우이며 저자의 스승이기도 한 박우(朴祐)에 대한 묘갈명이다. 기의 「식영정기(息影亭記)」는 성산(星山)에 있는 정철(鄭澈)의 정자에 대해 지은 글로 문체가 유려하여 그의 문장 실력을 실감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