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증정록 ()

선문증정록
선문증정록
불교
문헌
조선후기부터 개항기까지 생존한 승려 홍기가 선문의 시비를 분별하기 위하여 1874년에 저술한 불교서.
정의
조선후기부터 개항기까지 생존한 승려 홍기가 선문의 시비를 분별하기 위하여 1874년에 저술한 불교서.
판본 및 서지사항

1권 1책. 활판인쇄본.

1913년에 순천 송광사에서 간행하였다.

편찬/발간 경위

조선 후기의 선에 관한 논쟁은 긍선(亘璇, 1767~1852)이 ≪선문수경 禪門手鏡≫을 출간한 뒤 의순(意恂, 1786~1866)이 ≪사변만어 四辨漫語≫를 지어 긍선의 주장을 논박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뒤 40년이 지난 다음 저자는 사문(師門)을 반조한다는 의미에서 이 책을 저술하였다. 이 글은 처음 ≪소쇄선정록 掃灑先庭錄≫이라 불러 저자가 자신의 사문인 긍선의 사상을 논파하고 의순의 처지를 찬동하는 내용을 담았음을 시사하였다.

내용

중심내용은 여래의 삼처전심(三處傳心)을 먼저 밝히고, 이어서 여래선(如來禪)·조사선(祖師禪)·의리선(義理禪)·격외선(格外禪) 등 사변(四辨)의 기초문제를 제시하였으며, 다음으로 살인도(殺人刀)와 활인검(活人劍)에 관한 설, 삼구(三句)와 일구(一句)에 관한 설을 차례로 설명하였다.

① 삼처전심의 문제:삼처전심은 선문의 원천이니 “그 근원이 맑으면 그 흐름도 맑다[源淸則流淸].”고 전제하고 여래의 삼처전심을 ≪전등록 傳燈錄≫에서 근거를 찾아 인증하였다. 이에 따라 분반좌(分半座)·거염화(擧拈花)·곽시쌍부(槨示雙趺)의 순으로 인증하고, 다시 ≪염송설화 拈頌說話≫에서 그 해설을 비평없이 인거하였다.

분반좌를 설화에서는 살인도 또는 몰분외(沒分外)라 하고, 거염화를 설화에서는 활인검 또는 정법안장부촉유재(正法眼藏付屬有在)라 하며, 시쌍부를 설화에서는 이연시부(泥蓮示趺)라 하여 오늘에 전하였으니, 이 중에 긍선이 본 것처럼 살인도는 여래선이고 활인검은 조사선이라고 보아서는 안 되며, 살인도와 활인검이 모두 조사선이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한 사람이 살(殺)을 전하기도 하고 또 활(活)을 전하기도 하는 것이 부처의 자재(自在)하는 길이며, 융통(融通)하는 길이 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긍선은 삼처전심 속에서 여래선과 조사선을 구별하고 서로 얼버무리지만, 사실은 삼처전심 모두가 조사선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달마(達磨)에게도 삼처전심이 있으니 제1처전심은 멱심료불가득(覓心了不可得), 제2처전심은 삼배득수(三拜得髓), 제3처전심은 제연이단부(諸緣已斷否)라고 긍선은 보는데, 달마 삼처전심의 기초자료인 혜심(慧諶)의 ≪염송 拈頌≫이나 구곡(龜谷)의 ≪염송설화≫에는 제연이단부가 없고 그 대신 수휴척리(手携隻履)가 실려 있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긍선의 설에 반대하였다.

② 여래선·조사선·의리선·격외선의 문제:긍선은 임제삼구(臨濟三句)를 삼종선(三種禪)에 배당하여 각각 제1구는 조사선, 제2구는 여래선, 제3구는 의리선에 배정해놓고 제선(諸禪)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그 중에 제2구가 여래선인 동시에 격외선이라고 본 긍선의 견해에 반대하여 제2구를 격외선이 아니라 의리선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제1구는 몰파비(沒巴鼻)로서 문답불허의 격외·조사선이라면 제2구는 규모와 교격을 갖춘 언설로서 의리·여래선이라고 보았다.

또한 우담(優曇)은 제3구를 제2구 여래선 도리에서 설명하는 삼현(三玄) 중의 일부도 능히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그는 임제제3구가 낙초위인(落草爲人)으로 갈대같이 약한 인간이며 병에 따라 약을 써야 할 근기(根機)라고 보았다.

③ 살인도와 활인검:살인도와 활인검은 선문의 비유로서, 비유가 지극하면 그 법도 지극한 것이라고 표현한 다음, 그 비유의 원천을 문수보살의 설화에 근거한다고 보았다. 문수보살은 일체중생에게 약(藥)을 내리면서 “이 약은 능살인(能殺人)·능활인(能活人)한다.”라고 한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런데 긍선은 살인도는 여래선의 도리이며 활인검은 조사선의 도리로 살인도와 활인검은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보았다.

더욱이 살인도를 전수하는 계보와 활인검을 전수하는 계보가 있다고 보았다. 그 전거로서 석두(石頭)의 어록 중에 “이래도 아니 되고 저래도 아니 된다. 도무지 어쩔 수 없다.”라고 한 것이 살인도의 비유로 살인도의 전통을 잇는 말이라고 보고, 마조(馬祖)의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며 이래 저래도 다 된다.”라고 한 것을 활인검에 비유하였다. 그러나 저자는 이 본질을 찾아보면 모두 겉과 속의 관계요 결코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조사선 도리라고 보았다.

④ 삼구와 일구의 문제:일구란 삼구 밖에 따로 없으며 삼구가 본체상으로 볼 때 일(一)에 전수(全收)되므로 일구의 구실을 한다고 주장하였다. 삼구에 체(滯)해서 능히 삼구에 증입(證入)하지 못하는 둔근(鈍根)에게 일구를 세워 삼구에 증입하도록 한 방편이 있으니, 이것이 곧 일촉파삼관(一鏃破三關)이라 하였고, 이 일촉파삼관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즉, 제1구인 격외선의 근기는 일문(一聞)에 삼요(三要)를 격파함이니, 여기에는 일촉파삼관의 방편이 아무 필요없는 근기라고 하였다.

제2구는 삼현과 권실(權實)을 말한 것인데, 긍선은 삼현 외에 권과 실이 따로 있다고 보았고, 저자는 삼현과 권실이 서로 일치하는 것이라 보고 사실상 삼구와 일구가 일치한 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제2구라고 주장하였다.

제3구는 언설문(言說門)으로 횡설수설하되 제1구의 삼요와 제2구의 삼현을 어우르는 구절로서 삼현을 떠나 있지 않다고 보았다.

참고문헌

『조선불교통사』(이능화, 신문관, 1918)
『한국불교사상연구』(한기두, 일지사, 1980)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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