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1책. 필사본. 손자 성묵(性默)이 유문을 수습하여 편차를 정한 초고본으로 서문과 발문은 없다. 서울의 홍혁기(洪奕基)가 소장하고 있다.
권1은 시 172수, 권2는 서(書) 19편, 서(序) 2편, 기(記) 3편, 제문 11편, 발(跋) 2편, 권3은 부록으로 가장·행장·묘갈명·묘지명 각 1편, 만사 10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이 시로서 친구와 수창한 것 외에 자연을 자신의 은거 생활에 흡수시켜 노래한 것과 명승고적을 답사하면서 즉흥적으로 술회한 작품이 많다. 특히, 「계룡산(鷄龍山)」·「금강(錦江)」 등은 산중과 강촌의 은은한 풍경을 잘 묘사하였다. 전원생활에 대한 취미를 감흥 있게 읊은 「유거즉사(幽居卽事)」와 「전원(田園)」 등도 주목할 만하다.
「상시(傷時)」·「술회(述懷)」 등은 한말의 격변하는 역사 과정에서 시운을 비탄하고 자신의 심적 갈등을 토로한 것이다. 매란국죽(梅蘭菊竹)에 대한 작품은 서정이 강하게 투영되었다. 시의 흐름이 고답적인 표현은 버리고 절실한 주제를 기발한 시상으로 운치 있게 표현한 점에서 평가된다.
서(書) 중에는 경의(經義)·예설(禮說)에 대한 논술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