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지 ()

목차
관련 정보
수성지
수성지
한문학
작품
조선 중기에 임제(林悌)가 지은 한문소설.
내용 요약

「수성지」는 조선 중기에 임제(林悌)가 지은 가전체 한문 소설이다. 임제가 북평사(北評事)에서 서평사(西評事)로 옮겨갈 때 어사의 앞길을 범한 이유로 탄핵을 받고 나서 지었다고 한다. 「수성지」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의인화되어 있다. 마음의 의인으로 천군이 있다. 무극의 의인인 무극옹(無極翁), 술의 의인인 국양 등은 충신형 인물이다. 간신형의 인물로는 수성을 쌓은 굴원(屈原)과 송옥(宋玉) 등이 있다. 표면상으로는 인심과 도심 즉 충신과 비충신의 갈등 구조와 심성 수양이 주제이나, 이면적으로는 수심과 그 원인이 된 인물과의 화해를 주제로 하고 있다.

목차
정의
조선 중기에 임제(林悌)가 지은 한문소설.
내용

조선 중기에 임제(林悌)가 지은 한문소설. 1책. 필사본. 형이상학적 세계를 고도의 은유적 수법으로 형상화한 가전체소설이다. 『택당집(澤堂集)』 속집 권1에 저작동기가 밝혀져 있다. 임제가 북평사(北評事)에서 서평사(西評事)로 옮겨갈 때에 어사의 앞길을 범한 이유로 탄핵을 받고 나서 지었다고 한다. 임제의 나이 32세를 전후한 1578년(선조 11)경의 작으로 추정된다. 「수성지」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천군(天君)이 다스리는 나라는 그의 신하인 인(仁) · 의(義) · 예(禮) · 지(智) · 희(喜) · 노(怒) · 애(哀) · 낙(樂) · 시(視) · 청(聽) · 언(言) · 동(動) 등이 제각기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하여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전고(前古)의 충신 · 의사로서 무고하게 죽음을 당한 이들이 수성(愁城)을 쌓게 된다.

성 중에 조고대(弔古臺)와 충의문 · 장렬문 · 무고문(無辜門) · 별리문(別離門) 등의 네 문을 설치하였다. 항상 불안과 수심에 싸여 살게 되자, 그 세력이 천군에까지 미치게 된다. 중대한 위기에 처한 천군에게 주인옹(主人翁)은 수성을 뿌리째 없애 버릴 수 있는 방책을 제안하면서 국양(麴襄)을

공방(孔方)주1이 국장군(麴將軍)을 영접하여 수성을 치도록 했다. 국장군은 모영(毛潁)을 불러 천군의 명을 받고 신풍(新豐)의 군사를 거느리고 수성을 쳐서 마침내 항복을 받았다. 그래서 온 성안은 화기가 돌고, 수기(愁氣)는 일소되었다. 그래서 천군의 나라는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수성지」은 임제가 살았던 당시의 혼탁한 사회를 배경으로 지어진 것으로 김우옹(金宇顒)「천군전(天君傳)」과 같은 초기 천군소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수성지」는 단순한 현실도피에 그치는 것이라기보다는 현실풍자의 수법으로 현실에 대한 불만과 울분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표면상으로는 인심과 도심 즉 충신과 비충신의 갈등 구조와 심성수양을 주제로 하고 있으나, 이면적으로는 갈등이 아니라 수심과 그 원인이 된 인물과의 화해를 주제로 하고 있다.

「수성지」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은 주인공 천군을 중심으로 제각기 의인화되어 있다. 마음의 의인으로 천군이 있다. 마음이 만물의 주인이라는 뜻으로 의인화된 주인옹, 무극의 의인인 무극옹(無極翁) 등이 천군을 보필하는 충신형의 인물로 설정되고 있다. 술의 의인인 국양은 일명 국장군이라 한다.

천군이 수심으로 에워싸였을 때에 수성을 깨뜨리는 인물로 가장 적극적인 충신형이다. 그 밖에 간신형의 인물로는 수성을 쌓은 사람들로서 굴원(屈原)과 송옥(宋玉) 등이 있다. 「수성지」의 사건전개는 충신형과 간신형 인물 사이의 대립 · 갈등의 관계로 구성되어 있다. 천군을 수심에 빠뜨린 상황은 당시의 문란한 사회상의 반영이다.

천군의 위기가 극복되고 해소되는 과정에서 국장군이 등장하는 단계는 술이 수심을 몰아내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는 작자의 의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천군이 원혼들의 호소를 풀어주지 못하고 무능하게 세월만 보내는 장면은 바로 작자 당대의 정치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수성지」의 전반부는 종래의 「천군전」 등에서 영향받은 것이나, 후반부에 수성을 격파하고 국양장군이 활약하는 상황은 13세기 초기의 임춘(林椿)이 지은 「국순전(麴醇傳)」과 그 뒤를 이은 이규보(李奎報)「국선생전(麴先生傳)」에 그 근원을 두고 있다 하겠다.

이 작품은 허구적 수법으로 복잡한 내용을 표현함에 있어 크나큰 진전을 보였다. 주기론적 이기일원론의 관점에서 현상을 충실히 표현하고자 한 호남 지방문학의 성향을 잘 드러낸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심성의 의인화, 전기적 구성, 사전체 형식, 몽유록과 유사한 수법, 가전체의 형식 등 소재의 확장과 아울러 당시까지의 다양한 소설 기법을 구사하여 형상화한 것은 문학사적으로도 매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사실으로 환원이 배제되어 있어 본격적인 소설로서는 아직 미숙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수성지」은 필사본으로 몇 편의 개인소장본과 규장각도서본 등이 있다. 활자본으로는 『백호집(白湖集)』 권4에 수록되어 있다.

참고문헌

『백호집(白湖集)』
『이조시대소설론』(김기동, 정연사, 1959)
『천군소설연구』(김광순, 형설출판사, 1980)
『한국의인소설연구』(김광순, 새문사, 1987)
장봉수, 「「천군전(天君傳)」과 「수성지(愁城誌)」 비교 연구」(『국학연구론총』 15권 0호, 택민국학연구원, 2015)
「수성지소고」(김혜숙, 『백영정병욱선생화갑기념논총』, 신구문화사, 1982)
주석
주1

‘엽전’을 달리 이르는 말. 엽전의 가운데 네모난 구멍이 있으므로 이렇게 이른다. 우리말샘

관련 미디어 (4)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