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필사본. 저자는 분명하지 않으나 ≪시정시비≫ 첫머리에 ‘의정정철가장(議政鄭澈家藏)’이라고 쓰여져 있는 점과 그 내용에서 정철을 두둔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그의 후손들 손에 의하여 엮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내용은 주로 1589년(선조 22)에 일어난 기축옥사와 정철의 관계를 기술한 것이다. 동인 정여립(鄭汝立) 등이 반역을 음모한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우의정으로 있었던 서인 정철이 이 사건의 위관(委官)으로서 동인들을 가혹하게 심문하여 그들을 탄압하였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 옥사는 실제로 동인에게 가혹하였으나 이 책에서는 정철의 처사를 두둔하고, 같은 당인 이이(李珥)와 성혼(成渾)을 두둔하고 있다. 이 책은 기축옥사를 서인 중심으로 기술하였고, 그 분량이 12장밖에 안 되는 것이기는 하나 동서분당이 성립되고 격화된 그 당시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 책은 효종 때정도응(鄭道應)이 엮은 ≪소대수언 昭代粹言≫ 5·6편에 ‘시정록(時政錄)’이라는 표제명으로 상·하권으로 나뉘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