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64면. 한국시인협회의 주관으로 1969년 삼애사(三愛社)에서 출판한 『오늘의 한국시인집』 가운데 하나이다.
작자의 첫 시집인 이 시집은 서문이나 발문은 없고, 「가을의 노래」·「황토(黃土) 길」·「땅」·「저녁눈」 등 33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 수록된 작품은 주로 1950년대 중반에서 1960년대에 쓰여진 것이다.
작품의 제목이 암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엉겅퀴」·「두멧집」·「고향소묘」·「한식(寒食)」·「울타리밖」·「모과차」·「뜨락」·「삼동(三冬)」 등을 제재로 하여 한국적 전통의 정서를 현대시의 구조로 여과하여 재현시킨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시어(詩語)의 정제와 압축을 통하여 간결한 함축미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향토적인 사물을 애정과 연민의 시각으로 형상화하였으며, 이러한 자세로써 생활 주변에 산재하여 있는 아름답고 정한이 어린 소재를 찾아내고 있다. 시집 『싸락눈』은 이러한 시세계를 잘 드러내고 있으며, 특히 그에게 ‘현대시학’ 작품상이 수여된 「저녁눈」은 온 누리에 눈오는 풍경을 묘사하면서도 극히 간결한 압축미로 형상화하고 있다.
거의 우리 주변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한국적 정한, 즉 ‘여물 써는 소리’, ‘말집 호롱불’ 등을 심도 있게 나타낸 것으로 옛 풍물에 대한 애정이 깃들어 있다.
근대화의 기계문명에 대한 거부 반응이 내재하여 있는 이 작품은 시가 지향하는 고도의 압축성을 살리면서 한국적 정한을 가장 밀도 있게 구사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시집은 작품을 구성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섬세한 시어의 배치를 꾀함으로써 얻어진 신비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시사적 의의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