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김굿

진도 씻김굿 넋건지기
진도 씻김굿 넋건지기
민간신앙
의례·행사
전라도 지역에서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기 위해 행하는 무속의례. 천도굿.
정의
전라도 지역에서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기 위해 행하는 무속의례. 천도굿.
개설

전라도 지역에서는 망자의 천도를 위한 굿을 씻김굿이라고 한다. 씻김굿하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진도씻김굿을 생각할 수 있으나, 전라도 지역에서는 해안과 육지 어디에서든 다양한 씻김굿이 전승되었다. 전라남도에서는 영광, 신안, 진도, 순천, 화순 등 각지에서 세습무가들이 단골판을 형성하였고, 전라북도에서도 군산, 정읍, 전주, 순창 등 각지에서 세습무들이 활동하고 있다.

연원 및 변천

문화재로 지정된 진도씻김굿을 제외하면, 전승이 끊어진 지역이 많다. 사회환경의 변화로 단골판이 해체되고, 강신무의 활동에 따라 세습무의 입지가 줄어들면서 사회적 천시까지 받게 되자, 굿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게 되어 소멸되었다. 진도의 경우 문화재로 지정되고 씻김굿의 가치가 인정되면서 그나마 보존되고 있는 상태이고,이외의 지역에서는 적은 수의 세습무들이 활동하고 있는 정도이다.

행사내용

씻김굿의 순서와 내용은 지역에 따라 또는연행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전라남도와 전라북도의 굿 순서를 살펴보면,전라남도 지방은 안당, 부정멕이, 지앙굿, 초가망석, 시설, 제석굿, 버리데기 타령, 씻김, 넋 올림, 고풀이, 길 닦음, 종천의 순서로 행해지는 반면에, 전라북도 지방은 당산철융, 성주굿, 지왕[先王], 칠성, 지신, 장자풀이, 오구물림, 제석, 고풀이, 씻김, 길닦음, 종천멕이로 이어지는데, 핵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오구물림

오구물림은 바리데기(바리공주) 무가를 부르는 것이다. 바리데기는 부모를 살리기 위해 저승을 다녀온 효녀로 무속에서 오구신으로 좌정했기에, 청하여 망인천도(亡人薦度)를 빈다.

② 고풀이

이어서 ‘고풀이’를 하는데, 무명필로 매듭을 만들어 춤을 추면서 풀어 가는 의식이다. 여기서 ‘고’는 망인의 가슴에 맺힌 한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를 풀어 자유로운 존재로 만든다.

③ 씻김

그 다음에 ‘씻김’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죽은 이를 상징하는 신체와 넋을 만든다. 신체는 돗자리에 망인의 옷을 싸서 말아 가지고 몸통 부분을 만들어 세우고 주발에 쌀이나 넋전(혼백)을 담아 머리부분을 삼는다. 그리고 주발 위에 솥뚜껑을 얹어 갓 모양을 만든다. 즉, 갓·머리·몸통의 세 부분을 만들어 연결시켜 세운 뒤, 무녀가 이를 잡고 무가를 부르면서 빗자루에 물을 묻혀 씻기는 것이다. 씻기는 순서는 물·쑥물·향물 순이다.

④ 길닦음

마지막으로 ‘길닦음’을 한다. 길닦음은 깨끗이 씻긴 영혼을 저승길을 상징하는 긴 무명필 위에 올려놓고 밀어 가는 의식이다. 이는 저승길을 닦아간다는 의미가 있다.

이상에서 보듯이 씻김굿의 중요한 의례는 바리데기풀이, 고풀이, 씻김, 그리고 길닦음이다. 그리고 씻김굿의 음악은 슬픈 애조(哀調)의 계면조 음계(界面調 音階)가 많이 구사되며, 악기는 삼현육각이 편성된다. 춤은 지전춤을 비롯해 다양하다.

의의와 평가

전라도 지역에서 씻김굿을 해 온 세습무가(巫家)들은 뛰어난 예술적 기량을 전승시켜온 집안으로 한국예술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전라도에서는 이들을 ‘당골’이라고 하는데, 이들 집안에서 남자들은 줄타기 등의 광대놀음이나 피리 등의 음악연주에 능하여 재인이나 광대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당골-재인-광대로 이어지는 이들은 같은 혈족이나 인척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전라도 지역에서 무속신앙과 민간예술을 주도하고, 민족예술의 중추를 담당해 왔다. 하지만, 사회적인 천시와 급격한 사회 변화로 그 명맥을 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참고문헌

『북망산천 어이가리』(이상조, 라이프, 1996)
『진도무속현지조사』(국립민속박물관·전나남도, 1988)
『무무』(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87)
『전라도씻김굿』(김수남·황루시, 열화당, 1986)
『한국무속의 연구』(최길성, 아세아문화사, 1978)
『한국생활문화실태조사보고서』(양재연 외, 문화공보부, 1969)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전라남도편-』(문화재관리국, 1969)
집필자
김덕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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