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본풀이 (영등풀이)

구비문학
작품
제주도 지역의 무속신화.
정의
제주도 지역의 무속신화.
개설

음력 2월 초하루에 제주도에 들어와 바닷가를 돌면서 미역·전복·소라 등 해녀 채취물의 씨를 뿌려 풍요를 주고, 어업과 농업에까지 도움을 준 뒤, 2월 15일에 떠나간다는 영등신의 내력담이다.

영등신에 대한 굿은 마을에 따라 2월 초하루에 영등환영제를 하고 2월 13일에서 15일 사이의 한 날에 영등송별제 또는 영등손맞이라 하여 마을굿으로 벌인다. 제주도 무속신화는 해당신에 대한 굿을 할 때 심방(무당)이 노래를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영등본풀이」는 영등굿을 할 때 심방이 노래하는 것은 볼 수 없다. 다만 심방들에 의해 구전되고 있을 뿐이다.

내용

영등신은 본래 제주도 한경면 판포리의 어부였다. 하루는 고기잡이를 하다가 바람에 밀려 표류하여 외눈박이섬에 표착하였다. 외눈박이는 눈이 하나만 달린 괴인으로 사람을 잡아먹는 종족으로, 그는 이들과 같이 살게 되었다.

얼마 뒤, 제주도의 한림읍 수원리 어부들이 표류하다가 이 섬에 왔는데, 외눈박이들은 좋은 찬거리가 왔다고 그들을 묶어 가두고 먼저 온 판포리 어부더러 지키라고 하였다. 판포리 어부는 동향사람을 동정해서 풀어주고 집에 다다를 때까지 ‘관음보살’을 염불하며 돌아가라고 가르쳐주었다.

수원리 어부들은 지시대로 염불하며 노를 저어 수원리 앞바다까지 무사히 오자, 그만 방심하여 염불을 그쳤다. 다시 대풍이 일어 어부들은 외눈박이섬으로 되돌아오고 말았다. 이에 판포리 어부는 이번에는 문턱에 들어설 때까지 염불하기를 잊지 말라고 가르쳐 돌려보냈다.

수원리 어부들이 떠나며 은혜 갚을 길을 묻자, 그는 “당신들을 살려 보낸 죄로 나는 외눈박이 손에 죽는다. 그래서 매해 정월 그믐에 소섬을 거쳐 2월 초하루에 수원리에 갈 것이다. 나는 가면서 보말(고동의 일종)을 까먹으며 갈 것이니, 보말 속이 비었거든 내 가는 줄 알고 치제하라.”고 하였다.

그 뒤로 2월이 되면 보말 속이 다 비는데, 이를 영등신이 왔다며 영등굿을 하고 이 신을 위하는 것이라고 한다.

의의와 평가

일반 민간전승에서의 영등신은 영등할망이라 하여 여신으로 되어 있어 이 이야기와 다르다. 또 여러 마을의 영등굿에서 부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 본풀이는 수원리 영등당의 본풀이로 후대에 재창조된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남국의 무가』(진성기, 1968)
「제주도의 영등굿」(현용준, 『한국민속학』1, 민속학회, 1969)
집필자
현용준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