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2년(영조 38)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225㎝, 가로 218.5㎝. 『우란분경』의 내용을 도해(圖解)한 것이다.
윗부분에는 극락의 아미타여래 일행이 지옥중생을 맞이하러 오는 장면, 중앙에는 2구의 아귀(餓鬼) 그리고 그 좌우와 아래에는 아귀 지옥을 비롯하여 갖가지 지옥과 현실의 여러 가지 고통을 묘사하고 있다.
상부에는 아미타여래와 관음보살 · 대세지보살을 비롯하여 여섯 여래와 지장보살이 지옥의 중생을 극락으로 맞이하기 위하여 내영한 모습과 이들을 정토로 인도하기 위한 인로왕보살(引路王菩薩) 및 수레가 그려져 있다. 이들 주위로는 오색이 찬란한 채운(彩雲)이 둘러싸여 있어 천상 세계와 지옥 세계를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감로왕도에서 중앙에 표현되는 성반 의식(盛飯儀式 : 음식을 올리는 의식으로서 우란분경에서 7월 15일 승려 및 十方諸佛에게 白米를 올려 발원한다고 하는 것을 도상화한 것)은 생략되었다. 특히 2구의 아귀는 강조되어 커다랗게 묘사되었다.
그리고 그 주위로는 지옥의 고통스런 장면과 현세의 여러 상(相)이 실감 나게 표현되어 있다. 각 장면 사이에는 구름과 암산을 표현하여 각 장면을 구분하고 있다.
장면마다에는 적지묵서(赤地墨書)로 각 장면을 설명하는 문구를 써 놓았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은 화면 아래 나무 밑에 그려진 호랑이 그림이다. 그 모습이 조선 후기 회화나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전통적인 한국산 호랑이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어 퍽 흥미롭다.
이러한 점은 불화의 도상이 다분히 한국적 성격을 띠고 전개된다는 점을 알려 준다. 동시에 풍속화적인 면이 특히 두드러진 감로왕도의 성격을 더욱 뚜렷이 해 주고 있다.
중앙의 아귀를 특히 강조한 특이한 화면 구성을 하고 있다. 짙고 탁한 색채라든지 비수 없는 일률적인 필선 등은 18세기 후기 불화의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