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본풀이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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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무속의 「시왕맞이굿」이나 「양궁숙임」 등의 제차에서 지장 아기씨의 내력을 풀이할 때 구연하는 서사무가.
내용 요약

「지장본풀이」는 제주도 무속의 「시왕맞이굿」이나 「양궁숙임」 등의 제차에서 지장 아기씨의 내력을 풀이할 때 구연하는 서사무가이다. 친가와 시가 식구가 모두 죽고 혼자 남은 지장 아기씨가 온갖 정성을 다해 굿을 마련하여 죽은 이들을 좋은 곳으로 인도한 후 죽어 새의 몸으로 환생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좋은 일을 하고 죽은 지장 아기씨가 신격으로 모셔지기는커녕 굿에서 구축의 대상이 되는 새로 환생한다는 내용이 어떤 신화적 의미를 지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목차
정의
제주도 무속의 「시왕맞이굿」이나 「양궁숙임」 등의 제차에서 지장 아기씨의 내력을 풀이할 때 구연하는 서사무가.
내용

옛날 한 부부가 자식이 없어 걱정이었다. 영험한 절을 찾아가 기도를 하여 딸을 하나 낳게 되었는데, 이름을 '지장'이라 하였다. 지장은 어려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여의고, 차례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여의었다. 의지할 곳이 없는 지장은 외삼촌 댁으로 주1 되었는데, 심한 학대와 구박을 받다가 외삼촌댁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날부터 하늘의 주2가 날아와 날개를 깔고 지장을 덮어 보호해 주었으며, 밥과 옷을 주며 지장을 키웠다.

그러다가 지장이 시집을 갔는데 시가 가족들 역시 차례로 죽고 말았다. 시할아버지와 시할머니가 죽고, 시아버지와 시어머니와 낭군이 죽었으며, 시집 온 해 얻은 아들마저 죽었다.

기구한 팔자를 한탄하며 지나가는 스님에게 점을 치니, 스님은 죽은 가족들을 위한 굿을 하라고 하였다. 스님의 말에 따라 지장은 굿을 하기로 하고 온갖 정성을 다해 굿을 준비했다. 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쳐서 명주를 짜 갖가지 폐백을 마련하고, 스님의 차림을 하여 집집마다 돌면서 쌀을 얻어 모아 제물로 쓸 시루떡을 만들었다. 지장은 큰굿을 벌여 죽은 이들을 천도시키는 좋은 일을 하며 살았다. 그러던 지장은 죽어서 새의 몸으로 주3

구연 정황

「시왕맞이굿」에서는 주5 제차에서 주7이 서서 노래하면 소무(小巫)가 북과 장구를 치며 복창하는 형식으로 불린다. 심방은 죽어서 새로 환생했다는 지장 아기씨의 내력을 노래한 뒤, 사(邪)를 쫓아내고 모든 주6을 막아 달라고 빈다. 본주집의 성격에 따라 심방집에서는 '신지장', 도축을 하는 집에서는 '도지장', 원님 살았던 집에서는 '원지장'이라고 하며, 굿을 마칠 때에는 '만지장'이라고 하여 그 내력을 푼다.

의의와 평가

주인공의 이름이나 죽은 이를 천도했다는 행적에서 지옥의 중생을 구제한다는 불교적 지장신앙(地藏信仰)과의 관련성, 여성의 고달픈 인생사를 노래하는 서사민요와의 관련성이 짐작되나, 「지장본풀이」 서사의 의미나 「지장본풀이」가 구연되는 의례의 의미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제주 굿에서 '새'는 쫓아내야 할 부정적인 대상으로 형상화된다. 새는 곧 사(邪)이기 때문에 사람에게 범접하여 질병과 재앙을 주는 주4 좋은 일을 하고 죽은 지장 아기씨가 부정적인 '새'로 환생했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를 두고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참고문헌

원전

현용준, 『(개정판)제주도무속자료사전』(각, 2007)
진성기, 『(제주도)무가본풀이사전』(민속원, 1991)
제주대학교 한국학협동과정 편, 『이용옥 심방 <본풀이>』(보고사, 2009)

단행본

강정식, 『제주굿 이해의 길잡이』(민속원, 2015)
현용준, 『제주도 신화의 수수께끼』(집문당, 2005)
주석
주1

남의 집에 수양아들이나 수양딸로 가다. 우리말샘

주2

하루에 구만 리(里)를 날아간다는, 매우 큰 상상(想像)의 새. 북해(北海)에 살던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변해서 되었다고 한다. 우리말샘

주3

지장아기씨가 '새'가 아니라 '돌부처'로 환생했다는 구연본도 소수 존재한다.

주4

<세경본풀이>에서는 문도령과 약혼했으나 문도령이 자청비와 결혼하는 바람에 혼인에 이르지 못한 서수왕 따님아기가 죽어 '새'로 환생한다.

주5

제주도 굿에서 연행되는 제의 행위. 제물 중 하나인 시루떡을 높이 던져 올렸다가 받기를 반복하는 '나까시리 놀림'을 한 후에 둥근 시루떡을 네모지게 잘라내는 것을 '나까도전침'이라고 한다.

주6

모질고 사나운 운수. 우리말샘

주7

‘무당’의 방언 우리말샘

집필자
정진희(아주대학교 특임교원, 구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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