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벽사 ()

성소부부고 / 훼벽사
성소부부고 / 훼벽사
한문학
작품
조선 중기, 허균(許筠)이 죽은 누이를 추도해 지은 사(辭).
정의
조선 중기, 허균(許筠)이 죽은 누이를 추도해 지은 사(辭).
구성 및 형식

총 32구 209자.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 권3에 실려 있다. 서문에 의하면 허균이 현숙하고 문장도 뛰어난 누이 난설헌(蘭雪軒)이 시어머니의 사랑을 얻지 못하였고 또 두 자식까지 잃어 마침내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난 것이 안타까워, 송나라의 황산곡(黃山谷)이 누이 홍씨(洪氏)를 추도한 작품에서 느끼는 바 있어 차운(次韻)한 것이다.

내용

‘깨어진 구슬’이라는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훼벽사」는 요절(夭絶)한 사람을 추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현숙하고 시재(詩才)가 있었으나 시어머니와의 갈등, 남편과의 불화, 두 아이의 죽음 등 개인적으로 불행한 삶을 살다가 죽은 여류시인으로 유명한 누이 난설헌(蘭雪軒)을 애도한 작품이다.

「훼벽사」는 반복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전편은 다음과 같이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깨어진 구슬이며 부서진 보배로다, 그대의 삶은 불우하였도다(毁璧兮隕珠子之生兮不淑).”로 작품 전체의 주제를 제시한 뒤에 각 단락의 끝에 누이의 명복을 비는 “돌아가 소요하라(歸來兮逍遙).”로 시작하는 한쌍의 구(句)를 3번 배치하여 자신의 애절한 심정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순환되는 작품구조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비통한 마음이 끝이 없음을 암시하는 치밀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훼벽사」의 각 단락의 대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단락은 풍부한 재능에도 불구하고 요절한 사실을 슬퍼한 뒤에 금실이 좋지 않았던 혼인생활, 고부간의 갈등, 쓸쓸하게 보낸 삶, 세상의 삶의 찰나성을 진술하면서 명복을 비는 내용이다.

「훼벽사」의 둘째 단락에서는 다시 한번 누이의 요절을 비통해 하면서 그녀의 외로운 영혼이 소요하는 세계의 아득함을 서술한다. 그리고 이승과 저승 사이의 건널 수 없는 거리를 말한다. 누이 허난설헌이 여러 신선들과 지내리라 상상하며 다시 명복을 빈다.

「훼벽사」의 셋째 단락은 무지개와 봉황새, 해·달·별이 발 아래에 있는 신선인 서왕모(西王母)의 세계에서 누이의 영혼이 하계에 살고 있는 자신의 애통한 마음을 헤아려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시 신선의 세계에서 평안히 쉬기를 바라는 명복의 결사(結辭)로 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훼벽사」는 흔히 조선조의 반항아·혁명아로만 알려진 허균의 인간적 면모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흥미로운 작품이라 할 것이다.

참고문헌

『허균전집(許筠全集)』
『난설헌집(蘭雪軒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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