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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행사
음력 10월 상달에 집안의 안녕을 위해 가신(家神)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민간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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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음력 10월 상달에 집안의 안녕을 위해 가신(家神)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민간의례.
내용

주로 음력 10월 상달에 지낸다. 한자로 ‘告祀(고사)’라고 표기하나 한자어에서 유래한 말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최남선(崔南善)은 ‘고시레·고사·굿’을 같은 어원으로 보아 작은 의례를 ‘고시레’라고 하고, 고사는 굿의 규모는 아닌 중간 크기에 해당하는 의례라고 하였다. 장구를 울리고 무악(巫樂)을 갖추어 춤을 추는 것이 굿이라면, 고사는 그보다 작은 규모이다.

고사는 일반적으로 집안 단위의 의례지만, 마을에서 제물을 차려 놓고 비손과 소지(燒紙)로 정성을 드릴 때도 동고사·당고사 또는 서낭고사라는 말을 쓴다.

제사가 혈연 위주의 의례라면 고사는 지연이 중심이 되는 의례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고사를 지낼 때는 좋은 날을 가려서 금줄을 치고 황토를 깔아서 집 안으로 부정이 들지 않도록 금기를 지킨다.

제물로는 주로 시루떡과 술을 준비한다. 떡은 떡의 켜를 만든 시루떡과 켜가 없는 백설기를 만든다. 백설기는 산신(産神)인 안방의 제석신에게 바치는 것이다. 의례는 주부가 제물을 차린 뒤 배례를 하고 손을 모아서 빌거나 축원을 하면서 기원한다.

주로 중요한 가신인 터주신·성주신·제석신·조왕신 등에게 배례와 축원을 하고, 이 밖에 칠성신·측신·마당신·문신 등에는 제물만 놓아둔다.

가신이 아닌 마을수호신에게도 제물을 바치고 축원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냥 제물만 바치는 경우가 오히려 많다. 이때는 그 떡을 집에 가져오지 않고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상례이다.

이러한 고사는 서울지방을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행해지며, 지방에 따라서는 명칭이 다르거나 주부가 아닌 주인 남자에 의해서도 행해진다. 고사는 궁중에서도 지냈는데, 궁중발기 가운데는 고사발기가 있어 떡·술·북어 등이 중요한 제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고사를 조금 크게 행하고자 할 때는 무당이나 승려를 불러서 행한다. 무당이 행하는 경우에는 제금만을 울리면서 축원을 하여 집안의 안과태평(安過太平)을 빌어 준다.

장님이라는 맹격(盲覡)을 부르는 경우에는 주로 안택경을 읽기 때문에 안택고사(安宅告祀)라고 하는데, 무당의 고사보다는 조금 큰 규모가 된다. 안택고사는 시월고사와 달리 정월에 많이 행하고 있어서 ‘정월안택’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안택고사인 동시에 신년의 운수를 비는 뜻을 함께 가진다.

승려를 불러서 고사를 하는 경우에는 떡을 하지 않고, 간단히 고사반(告祀盤)을 만들어 놓고 승려가 염불을 왼다. 고사반은 그릇에 쌀을 수북이 담아 놓고, 실타래를 감은 숟가락을 세워 꽂아 놓은 것이다.

실타래는 수명 장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주로 어린이의 장수·건강을 비는 뜻이 강하다. 이 때 부르는 염불을 ‘고사반’이라고도 한다. 걸립승(乞粒僧)들이 주로 고사반을 하면서 마을을 돌아다녔다.

내용은 일정한 줄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고, 어린아이의 수명 장수를 비는 축원 덕담을 염불로 외는 것이었다. 불경 그대로를 원음으로 읽으면 내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말로 알아듣기 좋게 구성한 것이다. 대표적인 고사반으로는 흔히 「회심곡」이 불렸다.

고사는 원칙적으로 지연적인 집터의 신을 중심으로 한 의례이기 때문에, 혈연 조상의 제사와 달리 어느 누구나 집을 가진 사람은 고사를 지낼 수 있다. 그러나 집을 갖지 못한 사람은 고사를 지낼 수 없다. 또한 고사떡은 이웃과 나누어 먹는 것이 관례이므로 집집마다 떡을 교환하게 됨으로써 인정을 나누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참고문헌

「궁중무속자료」(최길성, 『한국민속학』 2, 민속학회, 1970)
『조선상식』(최남선, 동명사,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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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최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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