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호 ()

고대사
개념
나라의 이름을 의미하는 명칭. 국명.
내용 요약

국호는 나라의 이름을 의미하는 명칭이다. 국명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의 국호 발생은 부족명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부여·고구려·백제·신라·가야 등이 모두 그러하다. 발해처럼 지형·지역의 명칭을 사용한 예도 있다. 옛 국가를 계승하는 의미에서 이전 국가 고구려의 국호를 사용한 고려는 우리나라의 영문 표기인 코리아(Korea)의 진원이기도 하다. 고려 때 전국을 뜻하는 말로 삼국을 통틀어 삼한이라고 하였는데 대한민국의 한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는 1919년 상해에 수립된 임시정부가 헌법에서 국호로 제정한 이후 현재까지 쓰이고 있다.

키워드
정의
나라의 이름을 의미하는 명칭. 국명.
연원 및 변천

우리나라에서 국호의 발생은 부족명에서 시작한 것이 많다. 부여 · 고구려 · 백제 · 신라 · 가야 등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부여라는 이름은 그 어원이 사슴을 뜻하는 만주어(puhu)에서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듯이, 사슴을 토템으로 믿던 부여족이 주거지역을 옮겨 동부여 · 북부여를 세운 듯하다.

고구려의 경우 한사군현도군의 속현으로 고구려현이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그 이전부터 고구려라는 부족국가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백제는 마한 54소국 중에 백제(伯濟)라는 부족국가의 명칭을 계승하여 백제(百濟)로 고친 것이다. 신라는 진한 12국 중 사로(斯盧)라는 부족국가가 발전하여 한자로 미화시킨 것이다. 가야는 가락(駕洛)이라고 표기되기도 하는데, 변한의 구야(狗耶)에서 발전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조선이라는 국호도 부족명에서 유래한 듯하며, 한국삼한이라는 종족명에서 유래한 듯하다.

또한, 국호의 제정을 참위설(讖緯說)에 따른 예로는 궁예가 국호를 마진(摩震) · 태봉(泰封)으로 개칭한 것과 묘청(妙淸)대위국(大爲國)이라는 국호를 쓴 것을 들 수 있다. 지형이나 지명으로 국호를 제정한 예로는 발해(渤海)가 있다. 그 밖에 이전의 국가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국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관례는 오랜 전통을 이루는 것으로서, 궁예의 고구려, 왕건고려, 견훤(甄萱)의 백제, 이성계의 조선 등을 들 수 있다. 비록 국호로 제정되지는 않았지만 건국자의 출신지명을 국호로 정하려 했던 예로는 이성계의 화령(和寧)이 있다.

내용

우리나라의 역대 국호 중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현재까지 불리고 있는 것으로 세 가지가 있다. 고려(高麗) · 조선(朝鮮) · 한국(韓國)이 그것이다.

  1. 고려

오늘날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코리아(Korea)’라는 이름은 고려라는 국호에서 비롯하였다. 그런데 고려는 고구려에서 유래되었다. 고구려는 한사군이 설치되기 이전에 건국되어 삼국 중 가장 먼저 세워진 나라로서, 국호를 개칭했다는 기록은 없으나 연가7년명(延嘉七年銘) 고구려 불상 광배(光背) 뒷면의 조상기에 ‘고려국’으로 기록되었고, 「중원고구려비문(中原高句麗碑文)」에도 ‘고려’로 기록된 점에서 국호의 개칭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정사 및 『자치통감』에서도 광개토대왕 · 장수왕 연간 이후에는 고구려를 모두 고려로 기록하고 있다. 『발해국지장편』에 의하면 신라에 의해 삼국이 통합된 뒤, 발해인들도 일본에 보내는 외교문서에서 고려라는 국호를 사용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9세기 말엽 후삼국이 건국될 때 궁예(弓裔)에 의해 고려라는 국호가 다시 사용되었으며, 918년 왕건(王建)이 새로운 국가를 세웠을 때에도 국호를 고려라 칭하였다. 고려라는 국호가 서양에 알려진 것은 고려왕조 때 사라센 국가의 상인들과 교역이 이루어지면서부터라고 한다.

  1. 조선

조선은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단군왕검에 의해 건국된 나라의 명칭이었다. 중국측 문헌에는 서기전 4, 5세기경에 편찬된 것으로 판단되는 『산해경(山海經)』에 처음 이 명칭이 나타나고 있다. 즉, “조선은 열양(列陽)의 동쪽, 바다의 북쪽, 산 남쪽에 있다.”고 하였다. 또, “동해의 안쪽, 북해의 귀퉁이에 있다.”고도 하였다. 이를 통해 조선은 산둥 반도 북쪽에 있었던 나라의 명칭임을 알 수 있다. 중국의 정사에서 조선에 관해 맨 처음 언급한 기록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 조선전(朝鮮傳)이다.

조선은 지배족이 바뀌어도 국호를 바꾸지 않고 계승하였으니, 이른바 기자조선 · 위만조선이 그것이다. 단군조선고조선(古朝鮮) 또는 전조선(前朝鮮)이라고 칭하고, 이후의 조선을 후조선(後朝鮮)으로 칭하여 구별하기도 하였다. 1392년 이성계(李成桂)가 고려왕조를 멸망시키고 새 왕조를 개창했을 때의 국호도 조선이었으며, 1945년 우리나라가 분단되고 북쪽에 세워진 정권도 조선이라 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조선이라는 말뜻에 대해서 『동국여지승람』에서는 ‘해가 일찍 뜨는 동방의 나라(居東表日出之地故名朝鮮)’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사기』의 주석인 『색은(索隱)』에서는 조선의 땅에 산수(汕水)가 있기 때문에 ‘선’이라는 음을 취했다고 하였다. 두우(杜佑)의 『통전 通典』에서는 조선에 습수(濕水) · 열수(洌水) · 선수(仙水)가 있어 세 강이 열수에서 합쳐지는데, 이 대목에서 취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그 어원이 무엇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1. 한국

한국이라는 국호는 마한 · 변한 · 진한, 즉 삼한의 종족 명칭 또는 부족연맹체의 명칭에서 유래한다. 고려시대에는 고구려 · 백제 · 신라 삼국, 즉 전국(全國)을 뜻하는 칭호로서 삼한이라는 명칭이 널리 쓰였다. 그 뒤 1897년 청나라로부터 독립국임을 표방하기 위해 고종이 황제를 칭했을 때,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개칭한 바 있다.

1919년 3 · 1독립운동의 결과 중국 상해에 수립된 임시정부의 헌법에서는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하였고, 1948년 8월 한반도 남쪽에 세워진 나라의 국호도 대한민국이라 하였다. 한국이라는 어원을 살펴보면, ‘한’은 추장을 칭한다는 설과 ‘크다’를 뜻한다는 설이 있는데, 추장이나 크다는 것은 공통으로 ‘큰 세력’이란 뜻을 가진다.

  1. 기타

우리나라의 정식 국호는 아니지만 별칭에 여러 가지가 있다. 동국(東國) · 해동(海東) · 대동(大東) · 진국(震國) · 진역(震域) · 진단(震檀) · 청구(靑丘) 등이 그것으로, 이들 명칭은 중국의 동쪽나라라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중국의 정사에서 동이열전(東夷列傳)에 들어 있는데, 동이는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방의 종족을 총칭한 이름이다. 동이의 말뜻에는 우선 대궁(大弓), 즉 큰 활을 사용하는 종족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리고 동이의 ‘이(夷)’는 고자(古字)에서 고문의 ‘인(仁)’자와 같은 ‘인(人)’자로 보아 성인이 많이 나오고 예악문물이 갖추어진 나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중국인들은 우리나라를 천성이 유순하다고 하여 군자국(君子國)으로 칭하기도 했으며, 또 예로부터 문화가 중국 수준으로 발전한 나라라는 뜻에서 소중화(小中華)라고도 하였다. 또한, 무궁화가 많이 자라고 있다고 하여 근화지향(槿花之鄕) · 근역(槿域), 땅 모양이 가자미와 비슷하다 하여 접역(鰈域)이라고도 불렀으며, 산수가 아름답다는 뜻에서 금수강산이라고도 칭하였다.

의의와 평가

우리나라 국호의 특징은 외형상 한 글자로 된 국호보다 두 글자 이상으로 된 국호가 대부분인 점이 중국의 국호와 다르며, 이전 국호를 계승하여 사용한 점이 역사적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국호의 표기도 음은 비슷하게 살리되 뜻이 좋은 글자나 널리 쓰이는 쉬운 글자로 바뀌는 경향을 볼 수 있다. 백제와 신라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三國史記)』
『삼국유사(三國遺事)』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연려기요(燃藜記要)』
『산해경(山海經)』
『사기(史記)』
집필자
정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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