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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태어난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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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태어난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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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생물학적 관계를 암시하는 이 말은 한 사회의 모든 여인에게 집단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 단어는 존경, 심지어는 동정을 표시하는 익숙한 화법에 등장하기도 한다. 가끔 종교적 의미로 한 마을이나 성읍(城邑)을 의인화하여 부르기도 하는데 ‘시온의 딸’은 곧 예루살렘을 뜻하는 것이다.

또한, 여성의 일반적 성향을 전화하여 온유함·사랑스러움·부드러움·평화의 뜻으로 은유(隱喩)되기도 한다. 딸은 아들과 함께 부모의 신분적 위치에 따라 객관적 신분이 규정되고, 자아나 인격형성은 주로 부모의 영향 아래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딸은 성년기, 곧 결혼 시기까지의 중요한 성장기를 부모의 지배하에서 보내며 신체적 발육, 심리적 성장, 지식섭취, 직업선택, 사회적 적응을 위한 노력의 토대가 가족의 테두리 속에서 구축된다.

따라서, 남자나 여자가 성별적·독자적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라면, 아들·딸은 그들을 낳거나 기른 부모와의 관계에 의하여 그 존재가 인정되고 지칭되는 인륜적·종족적 존재로서의 가족의 한 구성원을 가리킨다.

딸 또는 여자는 일반적으로 아들 또는 남자와 두드러진 성차(性差)를 가진다. 딸의 신체적 차이는 생식관계에서 나타나는데, 이는 임신 3개월쯤 되면 분명해진다.

출생시 여아는 남아보다 작고 약하지만 그 뒤 신체적 성장과 감정적 성숙 정도에서 빠르며, 사춘기에 이르러서는 남아보다 2년 정도 앞서기도 한다. 그러나 성인에 이르면 아들 혹은 남성보다 키가 일반적으로 작고 가벼우며 어깨와 가슴이 좁고 근육도 약하다.

다만, 골반이 넓고 얇아 아이를 낳기에 편리한 조건을 갖추게 된다. 딸은 일반적으로 아들에 비하여 가정적·평화적이며 자아형성은 내향적·감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인간관계에 있어 남자보다 간접적·수동적 성격을 지닌다.

딸의 이러한 일반적 성향은 부모로부터 잠재적으로 성별에 대한 구분을 받게 되는 것에서 비롯되는데, 성장함에 따라 부모와 긍정적인 성동일시(性同一視)를 하게 된다.

성장함에 따라 딸은 어머니의 구실을 배우며 성인기에 이르러서는 그 문화가 규정하는 바에 따라 명백한 역할구분이 생긴다.

아들 혹은 남성은 신체적 공격성·지배성·독립성 등을 바람직한 가치로 보고, 딸 혹은 여성은 의존성, 수동성, 언어능력의 탁월성, 친절, 사회적 균형, 청결 등을 강조한다. 이는 사회적 압력에 의한 성동일시의 하나로 성차에 따른 차별적 사회화의 결과이다.

부계중심의 가계계승이 중시되는 우리 나라의 경우, 딸의 지위는 아들에 비해 보잘것없었다. 아들이 가문의 계승과 번영을 위하여 하고자 하는 일의 성취동기를 격려받는 데 비하여, 출가외인이 될 딸에게는 가사나 예절, 복종을 가르쳤고, 온순과 인내심을 기대하였다. 이렇게 딸을 특정한 방향으로 사회화시킴으로써 성장 후에도 그러한 역할에 속박되게 하였다.

이러한 남아선호사상은 결과적으로 여성의 지위를 약화시켰다. 이러한 관계로 우리 나라에서 어머니와 딸의 관계는 아들과의 관계보다 더욱 내심적(內心的)인 것이었다. 어머니와 딸은 같은 여자로서 생활영역과 관심 분야가 같아서 서로 이해하고 동정하는 가운데 가족성원 중 가장 가까운 관계에 놓인다.

딸은 부계가족에서 대우를 받지 못하지만 성장하면서 어머니를 닮아가다가 가사를 익혀 결혼하게 되는데, 이 같은 모녀관계는 약자끼리의 강한 결합으로 이루어진 또 다른 강력한 관계선(關係線)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의 심리학적 요인을 토대로 한 학설에 의하면, 자녀의 사회화과정에서 아들은 어머니와, 딸은 아버지와 두드러진 친밀감 내지 성적복합심리를 가진다.

프로이트(Freud,S.)의 이러한 이론은 아들의 어머니에 대한 갈구와 아버지에 대한 배척심리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로, 딸의 아버지에 대한 그것을 엘렉트라 콤플렉스(Electra complex)로 각각 일컫는다.

그러나 이것은 자녀의 어린 시기의 사회화 과정의 일부이고, 아버지가 아들을 좋아하고 어머니가 딸을 좋아하는 일반적 동기는 각자에게 자기동일시를 통하여 창의적이고 성취적인 동기를 투사하기 위함이다.

딸 혹은 여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통적 관념은 대단히 편파적인 것이었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사정이었는데, 그 극단적인 한 예로서 남인도의 토다족(Toda族)을 들 수 있다. 그들은 딸을 낳을 경우 질식시켜 유산된 아이처럼 매장하였다고 하는데, 이들이 고유한 일처다부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여아살해에 그 원인이 있었다.

또한, 성경의 기록에 의하면, 딸은 아들만큼 소중히 여겨지지 않았으므로 보통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거나 아버지가 가끔 딸을 여종으로 팔기도 하였으며, 다른 지파의 남자에게 시집을 가면 상속을 받을 수 없었던 사례가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대에서 고려시대까지 여성의 생활은 자유로웠고 활동적이었으며 그 지위도 낮지 않았으나, 그것이 곧 남녀평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동양, 특히 우리 나라의 전통사회에서는 가계를 잇거나 문벌을 번영시켜야 할 책무가 아들에게 주어지고 이를 고무하는 한편, 딸에게는 유폐정정(幽閉貞靜)의 부덕(婦德)을 함양시키는 데 주력하였고 인내와 순종이 강요되었다.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배척하였던 가부장제의 봉건국이었던 조선시대에 이르면 여성은 삼종지도(三從之道)와 칠거지악(七去之惡)이 지배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딸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어머니로서의 삶이 규제되었다. 이리하여 조선시대 여성교육의 교과서격으로 수많은 규방가사(閨房歌辭)와 규범류(閨範類)가 나왔다.

규방가사 또는 내방가사(內房歌辭)로 불리는 조선조의 시가문학작품들은 여성들에 의하여 창작, 보급된 문학장르로서, 주로 한글로 표기되어 여성의 부드러운 감정, 섬세한 정서는 물론 생활의 애환을 자유롭게 표현하여 부덕을 가르쳤다.

규범류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소혜왕후(昭惠王后)의 ≪내훈 內訓≫을 비롯하여 ≪여사서 女四書≫·≪여칙 女則≫·≪여헌 女憲≫·≪여훈 女訓≫·≪여범 女範≫ 등이 한문본 또는 언해본(諺解本)으로 보급되었다.

특히, 송시열(宋時烈)의 ≪계녀서 戒女書≫는 이러한 여성교육 교과서를 바탕으로 하여 쓴 한글교재로, 시집가는 딸에게 주는 훈계였다.

그 내용은 부모와 남편과 시부모를 섬기는 일에서부터 형제간에 화목하고 자식을 키우는 일, 제사 모시고 손님 접대하는 일, 시기하지 않고 말을 삼가며 아껴쓰는 일, 병간호와 음식·의복에 관한 일, 아랫사람 거느리는 일, 무당·화랑·중을 멀리할 일, 옛 어진 이의 행실을 본받을 일 등으로 되어 있다.

내방가사가 여성이 지은 것인 반면 규범류는 소혜왕후를 제외하고는 모두 남성들에 의하여 지어졌다. 이로 미루어 조선시대에서의 딸 혹은 여성의 위치와 부덕의 기준이 얼마나 종속적이며 억압적이었는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딸의 위치가 이렇듯 불평등과 강압에 의한 복종과 인내만을 강요한 곳에 놓였던 것만은 아니었다.

가령 재산분배의 경우, 조선 중기까지만 하여도 출가한 딸에게까지 맏아들 이하 여러 아들과 같이 균등하게 분배하여 경제적 뒷받침을 해주었고, 혹 수절한 딸의 경우 시집식구들에 의한 소홀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배려하기도 하였다. 또한, 비록 가부장제의 봉건사회라고는 하지만 효의 윤리로 역시 존장권(尊長權) 행사자의 여권(女權)은 인정되었다.

딸의 성년(成年)은 이른바 출가외인으로 시작된다. 딸의 결혼적령기는 대부분 사회에서 20세 전후에서 20대 후반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배우자는 3, 4살 정도 연장인 경우가 많으나, 과거에는 동갑이거나 여자가 연상인 경우도 흔하였다.

딸은 혼인과 함께 남편이 사는 곳으로 옮겨간다. 부처제(夫處制) 또는 부거제(夫居制)로 불리는 이 제도는 우리 나라와 같은 부계친족제도의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 현상이다.

다만, 시집간 뒤에도 친정의 성(姓), 곧 자신의 성을 그대로 지니는 점은 남편의 성을 따르게 되는 서양의 경우와 다른 여권의 일면을 보여준다.

우리 나라의 전통사회에서 출가외인이라는 말은 그 나름의 독특한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곧 장차 남의 집 귀신이 된다는 말이었다.

시집행은 곧 지금까지의 가족관계를 떠나 ‘남’이 되는 것이었으며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일로서 그것은 제2의 ‘탯줄자르기’에 견줄만한 일이었다.

임신부가 기이한 꿈을 꾸어 장차 태어날 아기에 대한 성별의 구분이나 임신을 알리게 되는 꿈을 태몽(胎夢)이라 하는데, 대개 꿈에 용·돼지·호랑이·태양·고추·사슴 등과 관련된 꿈을 꾸면 아들을, 학·뱀·꽃·생선·복숭아·호박·달·개 등과 관련된 꿈을 꾸면 딸을 임신한다고 여겼다.

딸은 출산과 동시에 왼쪽으로 꼰 새끼줄을 집 대문에 치는데, 남아인 경우 고추·숯을 각각 3개씩 끼우고 여아인 경우 숯·솔잎 또는 솔가지를 각각 3개씩 끼운다.

딸만을 출산한 집에서는 다음에는 아들을 낳으라는 뜻으로 고추를 끼워 다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금줄(또는 인줄, 忌繩)이라 부르는데 부정한 사람, 병자, 상인(商人) 등의 출입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한편, 딸에 대한 작명습속을 보면 아들에 대한 선호의 정도를 잘 알 수 있다. 딸에 대한 이름 가운데 ‘섭운’·‘섭섭’·‘유감녀(遺憾女)’ 등은 아들 낳지 못한 섭섭함을, ‘필순(畢順)’·‘말자(末子)’ 등의 이름에는 딸은 이제 그만 낳겠다는 뜻을, ‘기남(基男)’·‘후남(後男)’ 등의 이름에는 다음번의 아들을 기약하는 마음을 각각 담았고, ‘확실이(確實伊)’·‘딸막이’·‘꽁지’ 등의 이름에는 계속된 딸의 출산을 막아보자는 소망을 담았다.

딸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나 전통적 세습에 따라 다양한 격언이나 속담도 많이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딸은 두 번 서운하다.(처음 날 때 서운하고 시집갈 때 서운하다.)’, ‘딸 덕에 부원군(딸을 잘 출가시킨 도움으로 벼슬한다.)’, ‘딸 셋을 여의면 기둥뿌리가 패인다.’, ‘딸자식 잘난 것은 갈보 가고 논밭 잘난 것은 신작로 난다.’, ‘배 썩은 것 딸 주고 밤 썩은 것 며느리 준다.’, ‘가을 볕에는 딸을 쬐고 봄볕에는 며느리 쬔다.’ 등 수많은 속언이 있다.

이 밖에 딸에 대한 사랑과 출가한 딸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수많은 시가나 가사가 있다. 가령, “딸아딸아 우리딸은/대보름같은 내딸/물아래 옥돌같은 내딸/제비세젯 날개같은 내딸/뚜럼이 판짓같은 내딸/고분새 짓같은 내딸”은 제주도지방의 민요이고, “옥동처자 우리딸아/인물곱고 맵시좋고/바늘사리 질삼사리/보기좋게 잘도하고/살림살이 잘살기는/우리처자밖에 없네/작년이라 춘삼월에/시집살이 보냈더니/주야장천 보고싶어/죽도사도 못하겠네.”는 창원지방의 민요이다.

한편, 딸에 대한 명칭도 다양하다. 상대방의 딸을 높여 부를 때 ‘따님’·‘영애(令愛)’·‘영교(令嬌)’라고 하고, 어버이에게 자신을 말할 때는 ‘불초녀(不肖女)’·‘여식(女息)’이라 한다. 막내딸을 ‘계녀(季女)’라 하고 아버지를 잃은 딸을 ‘고녀(孤女)’라 한다.

공주는 천자(天子)의 딸을 가리키는데, 천자가 딸을 제후에게 시집보낼 때 반드시 동성(同姓)의 제후로 하여금 이를 주관하게 하였으므로 이렇게 불렀다.

딸을 낳은 기쁨을 ‘농와지희(弄瓦之喜)’라 하였는바, 이는 옛날 중국에서 딸을 낳으면 실패를 장난감으로 준 데서 유래한 것이다. 아들 많은 집안의 외딸은 고명딸·외동딸이라 하였고, 양녀를 양딸·수양딸, 시집간 딸이 죽은 뒤 다시 장가든 사위의 후실을 움딸, 시집가지 않은 딸을 아가딸이라 부른다. 조카딸은 질녀, 손주딸은 손녀, 그 아래는 현손녀(玄孫女)라 부른다.

참고문헌

『사회철학』(최재희, 법문사, 1963)
『한국가족연구』(최재석, 민중서관, 1966)
『한국가족제도연구』(김두헌,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0)
『한국가족의 심리문제』(이광규, 일지사, 1981)
『신가족관계학』(유영주, 교문사, 1984)
『한국여성의 전통상』(장덕순·이부영 외, 민음사,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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