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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개념
인간을 포함한 만물의 존재의 본질을 가리키는 유교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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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인간을 포함한 만물의 존재의 본질을 가리키는 유교용어.
내용

공자는 ‘성상근습상원(性相近習相遠)’(논어)이라 하여 성은 서로 가깝고 습은 서로 멀다고 설명한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중용』에서는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이라 하여 성을 천명과 연결시키고 있다. 여기에서 천명은 만물을 낳고자 하는 작용이며, 성은 만물에 내재된 하늘의 작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맹자는 이를 부연하면서 상세한 성론(性論)을 전개해 성선설과 만물일체사상을 확립하였다. 즉, 성은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된 하늘의 작용이고, 하늘의 작용이 천지자연의 대조화(大調和)를 연출하고 있는 것처럼 인간의 성은 스스로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성은 선하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하늘에 의해 피조된 만물에는 공통적으로 그 하늘의 작용을 성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물은 일체라고 말한다. 인간의 도덕 행위나 사회 질서는 근본적으로 하늘의 작용을 인식해 그에 따름으로써 찾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결국 인간의 내부에 내재하는 성의 움직임을 파악해 그에 따름으로써 가능한 것이 되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성을 파악하는 인식론적인 과제가 주어진다.

따라서 맹자는 “마음을 극진히 하는 자는 성을 알며, 성을 아는 자는 천명을 안다[盡其心者知其性也 知其性則知天矣].”고 하여 천(天)을 인식하는 과정으로서 마음을 다하는 것과 성에 대한 인식을 제시하였다.

맹자에 이어 전국시대 말기에 나타난 순자(荀子)는 투쟁으로 인해 혼란해진 사회를 바로잡을 수 있는 구체적인 원리를 모색하고자 하였다. 그는 천지자연과 마찬가지로 인간 사회도 하늘에 의해 조화가 연출되고 있다고 파악해 사회 질서의 확립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던 전통적인 천사상(天思想)을 배격하였다.

또한 인간 존재의 본질인 성을 창조주인 천의 작용이 내재된 것으로 파악하는 맹자의 성론(性論)도 배격하고, 인간 존재의 본질을 내면 세계의 선천성에서 구하지 않고, 육체라고 하는 물질적 차원에서 구하였다.

끝없이 계속되는 투쟁상태를 직시하고 있는 순자에게 비쳐진 인간의 모습은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심(心)의 밑바닥에 위치한 선천적인 그 무엇이 아니라 바로 눈 앞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가는 인간의 육체 그 자체이었을 것이다.

순자는 ‘형구이신생(形具而神生)’이라 하여 인간의 정신이란 형(形), 즉 육체가 갖추어진 후에 생겨난다고 하여 인간 존재의 본질을 육체로 파악하였다.

그러므로 순자에게 성은 당연히 육체의 기본적인 욕구로 설명된다. 실제로 순자는 “사람은 태어나면서 욕을 가지게 된다[人生而有欲].”고 하였다.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 “배가 고프면 먹으려 하고, 추우면 따뜻하게 하려 하며, 노고로우면 쉬려 하고, 이로움을 좋아하며 해로움을 미워하니, 이는 사람이 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건에 의해서 그러한 것이 아니라 저절로 그러한 것이며, 우(禹)나 걸(桀)의 어느 쪽에 있어서나 동일한 것이다[飢而欲食 寒而欲煖 勞而欲息 好利而惡害 是人之所生而有也 是無待而然者也 是禹桀之所同也].”고 하여 육체가 지닌 기본적인 욕구를 자연 현상으로 이해하였다.

또한 그는 성을 ‘일삼지 않고 저절로 그러한 것’이라 설명함으로써 성과 욕을 동일 개념으로 파악하였다. 성을 육체의 기본적인 욕구로 파악한 순자는 다시 “사람은 나면서부터 그 일신(一身)을 존속시키려는 욕구를 본성으로써 가지고 있는데, 이 본성을 좇아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면 저절로 투쟁하게 되어 어지럽고 포악한 상태로 나아가게 된다.”고 설명하고, 어지럽고 포악한 상태로 나아가는 이 성의 방향성에 근거해 성은 악(惡)하다고 하는 성악설을 주창하였다.

맹자의 성선설, 순자의 성악설 외에 중국철학 사상에서 전개된 성론(性論)을 보면, 성에는 선이나 악이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고자(告子)의 성무선무악설(性無善無惡說), 모든 사람의 성에는 선과 악이 동시에 내재해 있다는 양웅(揚雄)의 성선악혼효설(性善惡混淆說), 사람 중에는 선한 성을 가진 자, 악한 성을 가진 자, 선으로 인도하면 선하게 되고 악으로 인도하면 악하게 되는 중간자(中間者)로 구분되어 있다는 한유(韓愈)의 성삼품설(性三品說) 등이 있다.

송대의 성리학에서는 특히 맹자의 성을 본연지성(本然之性), 순자의 성을 기질지성(氣質之性)으로 파악함으로써 이 둘을 통합하였다. 인성론(人性論)을 중심으로 발달한 한국 유학에서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천(天)과 성에서 구하는 맹자적인 인간 존재론이 주요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 가운데서도 이황과 이이를 정점으로 그 이전까지는 천의 문제가 주로 다루어졌으나, 이이 이후로 내려오면서 성의 문제가 철학적 사유의 중요 대상이 되어 인물성동이 논쟁(人物性同異論爭)이 벌어지게 된다.

인물성동이 논쟁이란 이간(李柬)의 인물성동론(人物性同論)과 한원진(韓元震)의 인물성이론(人物性異論)을 출발점으로 하여 그들을 추종하는 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진행된 고도의 사상 논쟁으로, 다른 데서는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이간은 『외암집』 권7의 「답한덕소서」에서 “천명은 본연의 이(理)니 인(人)과 물(物)이 다 같이 그 전(全)을 얻었으나,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성은 기질의 성이니 인과 물이 각각 그 편전(偏全)을 달리하였다.”며 먼저 천명과 성을 별개로 본 한원진의 주장에 대해 성과 명은 결코 다른 물건이 아니라는 것과 인의예지의 성은 본연지성이지 기질지성은 아니라는 것, 또한 성이 본연의 성인 이상 인과 물의 성은 동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이에 반해 한원진은 『남당집』「답최성중서」에서 “이(理)를 가지고 만물의 일원(一原)을 논하면 인과 물의 성이 부전(不全)함이 없을 것이나, 실제에서 성은 순전히 이만으로 있지 않고, 그 이가 일정한 분량의 기와 배합되기 때문에 기의 제약에서 보면 인과 물의 성은 동일할 수가 없다.”고 보았다.

또한 그는 「답이외암심성변」에서 우리들에게 지우현불초(智愚賢不肖)의 구별이 있는 것은 마음 가운데 기의 청탁미악(淸濁美惡)의 구분이 있는 까닭이며, 이간이 본연과 기질로써 대대논심(對待論心)하는 것은 이심(二心)과 이성(二性)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여 반박하였다.

두 사람의 논쟁에서 이재(李縡)와 박필주(朴弼周)는 이간의 설을 지지하고, 윤봉구(尹鳳九)와 최징후(崔徵厚)는 한원진의 설을 지지하였다. 이재와 박필주는 낙하(洛下)에 사는 까닭으로 이간의 설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낙론(洛論)이 되었다.

또한 윤봉구·최징후·한원진은 호서(湖西)에 사는 까닭으로 한원진의 설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호론(湖論)이 되어 인물성동이 논쟁이 호락논쟁(湖洛論爭)으로 불리게 되었다.

참고문헌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
『순자(荀子)』
『외암집(巍巖集)』
『남당집(南塘集)』
『조선유학사』(현상윤, 민중서관, 1949)
집필자
이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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