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바탕에 수묵으로 그렸고 족자 형태로 되어 있으며, 크기는 세로 153㎝, 가로 60㎝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그림은 일제 강점기 초대 조선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다케(寺內正毅)가 1916년에 기증한 것이다.
상하로 긴 화면에 나무, 언덕, 강물, 산, 구름으로 가득 채워지고, 오른쪽 공간 하늘 부분에 5언시와 심사정의 낙관이 있다. 그림의 구도는 상하로 지그재그로 구비치는 강의 흐름에 따라 3원법의 근경·중경·원경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면의 아래쪽 근경에는 왼쪽에서 솟은 언덕에 여섯 그루의 나무가 배치되고, 그림의 중심인 중경에는 반대로 오른쪽에서 솟은 언덕 위에 두 그루의 나무가 서있다. 그 아래 강가에 나룻배 한 척이 정박하고 있다. 배 위에 등 하나가 불을 밝히고 있고, 뱃머리에는 졸고 있는 듯한 인물이 있다.
이 강을 따라 올라가면 무성한 나무숲이 구름에 가려 아련히 멀어지면서 원경에 미법(米法 : 횡점으로 산이나 언덕을 표현하는 화법)으로 그린 산이 등장한다. 그 뒤편에는 먼 산이 아스라이 보이도록 묘사하였다. 하늘 부분 공간에 행서로 쓴 5언시가 남종 산수화의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다.
들녘 길은 구름과 함께 캄캄한데, 강 위에 뜬 배는 불만 홀로 밝구나(野逕雲俱黑 江船火獨明)”는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시 ' 춘야희우' 중의 구절로, 단비 내리는 봄밤의 풍경임을 알려준다. 화면 전체의 짙고 옅은 먹의 적절한 조화와 번짐 효과, 그리고 거기에 낮게 드리운 구름이 외로운 나룻배에 홀로 불 밝히고 있는 고요한 밤의 정취와 잘 어울린다.
심사정은 산수·인물·화조 등 여러 가지 화제에 두루 뛰어났던 조선 후기의 문인화가로 특히 화조 그림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산수화는 당시에 유행하던 진경산수화를 그리기도 하였지만 남종화법을 적용한 정형산수화에 더 많은 관심과 실력을 드러냈다.
심사정은 18세기 조선 화단에 남종화가 뿌리내리는 데 크게 공헌하였으며,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남겨 그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로 꼽힌다. 「강상야박도」는 남종화풍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