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238면. 작자의 제4시집으로 1968년 민중서관에서 출간되었다. 같은 『문장』지 출신인 조지훈(趙芝薰) · 박두진(朴斗鎭) 등과 함께 펴낸 『청록집(靑鹿集)』을 제1시집으로 보면 제5시집이 된다.
책 머리에 지은이의 서문격인 「머리말」을 위시하여 「벽(壁)」 · 「난초(蘭草)잎새」 · 「더덕순」 · 「용설난(龍舌蘭)」 · 「하선(夏蟬)」 · 「바람소리」 · 「만년(晩年)의 꿈」 · 「내년(來年)의 뿌리」 · 「삽화(揷話)」 · 「푸성귀」 · 「무내마을 과수댁」 · 「고향에서」 · 「논두렁길」 · 「문고리」 · 「동정」 등 72편의 시작을 수록하고 있다.
“산머리에/누구 것인지 모르는/묘석(墓石)을 바라보며/고향에 돌아와서/비로소 나의 인생을 뉘우쳐 보았다”라고 노래한 「고향에서」와도 같이 노경(老境)에 고향으로 돌아와 지나간 세월을 뉘우치기도 하고, 또는 다가올 죽음과 운명 같은 것을 되새겨 보기도 한다.
주로 50대에 쓴 작품을 주축으로 편성한 것으로, 그의 후기시의 전반부에 해당된다. 「머리말」에서 “경상도의 가랑잎은 고향의 가랑잎이라는 뜻이다. 경상도의 소박하고도 마디가 억센 사투리처럼 나는 소박하기를 염원하고, 또한 그와같이 무뚝뚝하게 져가는 가랑잎이기를 소원한다.”라고 하고 있듯이, 바로 뒤이어 나온 연작시집 『어머니』의 시편들과 함께 고향과 유년기로 향한 회고(懷古)의 정서를 노래한 시작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