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孔烟)의 성격에 대해 자연호설(自然戶說)과 편호설(編戶說), 그리고 공연편호설(孔烟編戶說)이 있다. 자연호설에서는 연(烟)과 공(孔)은 모두 공연의 약자로 보고, 보통 의미의 호(戶)로 파악하였다. 반면 편호설에서는 공연은 단순한 자연호가 아니라 국가가 일정한 기준에 의해 인위적으로 구성한 편호라 보았다. 또한 공연편호설에서는 하나의 자연호(自然戶)를 중심으로 다른 자연가호(自然家戶) 또는 인(人)을 채우는 것이 공연편성의 방식이었고, 여기에서 공(孔)은 ‘쌓은’, ‘모은’, 또는 ‘큰’의 뜻을 갖는 것으로 보았다.
『신라촌락장적』에서 ‘합공연(合孔烟)’의 수치는 중하연(仲下烟)·하상연(下上烟)·하중연(下中烟)·하하연(下下烟) 등의 등급연(等級烟)과 삼년간중수좌내연(三年間中收坐內烟)을 합친 숫자였다. 따라서 촌(村)에 살고 있던 기존의 호(戶)들 뿐만 아니라 새로 전입해온 호가 모두 공연이다. 촌락장적의 B촌(薩下知村)과 C촌(촌명 未詳村)의 수좌내연(收坐內烟)은 각기 4인과 6인의 가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기존의 공연은 그 평균 구성원이 최고 13인(A촌: 沙害漸村)에 이르고 있어서 새로 전입해온 수좌내연의 가족수는 촌락의 기존 공연에 비해 가족수가 적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수좌내연은 하나의 가족임이 분명하다.
공연의 등급인 호등(戶等)은 호의 경제력을 반영한 호의 구분이며, 호의 경제력이란 토지와 인정(人丁)이 결합된 농업경영단위의 차별성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은 8∼9세기 신라 사회가 농업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호의 분화가 상당하게 진행되면서 호별 경제력의 차이가 심화되고 있었음을 반영한다. 하하연은 호의 분화 결과, 농촌 내부에 광범하게 존재하게 된 열악한 농민층으로서 자신의 소유토지로서는 자립적 재생산이 곤란한 농민층으로 생각되며, 일정하게 남의 토지를 경작함으로써 그 부족분을 보완했을 것이다. 따라서 하하연의 경우 열악한 경제력으로 인하여 하나의 공연으로 인정되지 못하고 3개 정도의 자연호가 하나의 공연으로 편호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공연이 균등한 규모로 편제되지 않고 9등호(九等戶)로 나누어질 만큼 불균등하게 편제된 이유는 자연호의 토지소유 실태와 가족관계를 함께 고려해 공연을 편제한 때문이었다. 신라 정부는 이들 공연에 토지소유권을 인정해주고, 그것을 기반으로 공연을 9등급으로 나누어 조·용·조(租庸調)와 군역(軍役)을 부과했다. 공연이라는 하나의 농업경영단위는 당시 신라 경제 생활의 기본단위이자, 과세단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