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군군신신(君君臣臣)’이라 하여 정명사상(正名思想)을 주창했는데, 그 내용은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임금다운 임금이란 백성들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백성들이 싫어하는 것을 싫어하는 자, 즉 민의의 대변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맹자는 임금을 구심점으로 한 정치체제에서 나타나는 형태를 왕도(王道)와 패도(覇道)로 나누고, 왕도를 군도의 이상적인 형태로 설명하였다. 왕도는 덕으로 백성을 감복시키는 것이고 패도는 힘으로 백성을 굴복시키는 것이라 하였으니, 덕치(德治)에 의한 정신적인 교화를 정치의 이상으로 삼았던 것이다.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단군이래 천인무간사상(天人無間思想)이 전개되어, 하늘과 인간이 간격 없이 직접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나아가 인간사회도 하늘의 뜻이 펼쳐진 이상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하는 지치주의(至治主義)의 정치사상이 발달하였는데, 군(君)이 지치실현의 핵심으로 이해됨으로써 군도가 매우 중시되었다.
조광조(趙光祖)는 패도를 숭상하면 나라가 부강해지는 효과는 빠르지만, 인의(仁義)의 도(道)를 회복할 수는 없으므로 왕도를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맹자의 왕도정치사상에 근거한 군도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이언적(李彦迪)은 왕도정치의 실현은 임금 한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으니, 인군(人君)의 마음이 바르면 만사가 다스려지고 사람의 마음이 순조롭게 되며 화기가 응하지만, 인군의 마음이 바르지 못하면 만사가 어그러지고 사람의 마음도 어그러지며 비뚤어진 기운이 응하게 된다고 하여, 임금의 마음이 지치실현의 구심점임을 역설하였다.
그런데 유학에서는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은 학문 수양으로써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지치 실현도 결국 임금 자신의 학문 수양에 의해 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임금에게 학문을 강의하는 장소인 경연(經筵)이 매우 중요시되었다.
이황(李滉)의 『성학십도(聖學十圖)』나 이이(李珥)의 『성학집요(聖學輯要)』는 모두 임금의 학문에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하여 쓰여진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