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석인본. 1933년 손자인 재(梓) 등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최병심(崔秉心)·황찬규(黃瓚奎)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재의 발문이 있다. 연세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시 376수, 묘표 1편, 부록으로 가장(家狀)·행장·묘지명·묘갈명, 끝으로 『춘정시집(春汀詩集)』에 시 42수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시가 대부분으로 여행 중의 감회나 계절적인 감상을 읊은 것이 많다. 「성환역(成歡驛)」에서는 마을의 정경과 주인집의 인정을 묘사하고 있으며, 「도한강(渡漢江)」과 「도금강(渡錦江)」에서는 모두 낙일(落日)을 배경으로 행인의 쓸쓸한 여수를 읊고 있다.
「매대곡봉박우남사(梅臺谷蓬朴友南社)」·「추회(秋懷)」·「추흥(秋興)」 등은 친구와 만나고 헤어지는 감회를 노래한 것으로, 주위의 산색(山色)이나 물소리마저도 그의 괴로운 심회에 투영되어 묘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
「제석(除夕)」·「원조(元朝)」 등에서는 늙음에 대한 인생의 우수를 표현하였고, 「국추지십이야(菊秋之十二夜)」에서는 가을밤의 정적 속에 거문고의 음률로 고독을 달래며 세상의 시비를 초월하려는 심경을 표현하였다. 묘표는 그의 어머니에 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