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령과 대홍수 ()

구비문학
작품
나무의 아들로 태어난 목도령이 대홍수 이후 인류의 시조가 된다는 내용의 설화.
이칭
이칭
나무도령설화, 목도령설화, 참나무 아들로 태어난 도령, 홍수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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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목도령과 대홍수」는 나무의 아들로 태어난 목도령이 대홍수 이후 인류의 시조가 된다는 내용의 설화이다. 하늘의 선녀와 나무의 아들로 태어난 목도령이 대홍수가 나자, 아버지인 나무를 타고 가다 동물들과 한 소년을 구해 준다. 그 소년이 목도령을 모함하였으나, 목도령은 자신이 구해 준 동물들의 보은으로 곤경을 벗어나 혼인하여 인류의 시조가 된다. 이 설화는 「인류기원신화」의 성격을 보이며, 「인불구 유래」의 화소도 포함되어 있다.

정의
나무의 아들로 태어난 목도령이 대홍수 이후 인류의 시조가 된다는 내용의 설화.
전승 및 채록

신이담(神異譚) 중 기원담(起源譚)에 속하며, 전국 여러 지역에서 두루 구전(口傳)되고 있다. 손진태가 1920년대에 채록(採錄)한 「나무도령설화」는 「인류기원신화」의 성격이 강했으나 전승(傳承)되어 내려오면서 신화적 성격이 약화하고 민담화되었다. 이 설화는 전 세계적인 분포를 보이는 「대홍수 설화」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기원전 6세기의 고대 인도 문헌인 『사타파타 브라마나(Satapata Brahmana)』에는 죽게 된 물고기를 살려 준 선행으로 인해, 배를 마련하여 대홍수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 또 중국 문헌인 『육도집경(六度集經)』이라는 불전(佛典)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내용

옛날 하늘의 선녀가 땅에 내려와 나무 밑에서 쉬다가 나무신의 정기(精氣)와 관계를 맺어 아들을 낳았다. 선녀는 하늘로 올라가고 소년은 나무 밑에서 나무를 아버지라고 부르며 놀아서, 목도령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하루는 나무가 목도령에게 앞으로 큰비가 내려 자기가 넘어지거든 자기의 등에 타라고 일렀다. 어느 날 갑자기 큰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그치지 않아서 세상이 온통 물바다를 이루었다. 넘어진 나무를 타고 떠내려가던 목도령은 살려 달라고 애걸하는 개미를 만났는데, 아버지인 나무의 허락을 받고 그 개미들을 구해 주었다. 또 모기떼들도 구해 주었다. 마지막에 목도령은 한 소년이 살려 달라고 하는 것을 보고, 나무에게 그 소년을 구해 주자고 하였더니 나무가 반대하였다. 그러나 목도령이 우겨서 그 소년을 구해 주었다.

비가 멎고 목도령 일행은 높은 산에 닿았다. 목도령과 소년은 나무에서 내려와 헤매다가 한 노파가 딸과 수양딸(여종)을 데리고 사는 집에 정착하게 되었다. 소년은 그 딸을 차지하려고 노파에게 목도령을 모함하여, 목도령이 어려운 시험을 당하게 만들었다. 그럴 때마다 목도령이 구해 주었던 동물들이 와서 목도령을 도와 주었다. 결국 목도령은 그 딸과 혼인하였고, 구해 준 소년은 수양딸(여종)과 혼인하게 되었다.

대홍수로 인류가 없어졌기 때문에 그 두 쌍의 부부가 인류의 새로운 시조가 되었다. 각편에 따라 목도령이 구해 준 동물은 멧돼지, 뱀, 제비 등으로도 나타나며, 노파가 내는 시험의 종류도 다양하게 구현된다. 하늘의 선녀 대신 자식 없는 과부가 나무신에게 기도해서 목도령을 점지받았다는 경우도 있다.

변이

이 유형의 설화에는 크게 3가지의 변이형이 있다.

① 주인공이 나무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부분만 있는 경우, ② 주인공이 나무의 아들은 아니지만 아버지 산소 옆에 있는 나무와 친하게 되어 나무를 아버지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경우, ③ 나무와 관계된 부분이 생략되고 사람은 배신하고 동물은 보은한다는 후반부가 중심을 이루는 경우이며, 「인불구(人不救) 유래」와 유사하다.

이 중에서 ①은 원초적(原初的)인 형태로 볼 수 있고, ②는 ①이 합리적인 형태로 변이(變移)된 것이며, ③은 ①의 신화적 모티프가 완전히 탈락한 것이다. 특히 ③에는 자신을 배신한 사람의 모함으로 주인공이 옥에 갇히게 되자, 주인공이 구해 주었던 뱀이 주인공을 도와주어 위기를 면하였다는 형태로 전개되는 각편이 상당수에 이른다.

결국, 이 설화 유형은 수목 신앙을 바탕으로 한 신화적 형태에서 합리적 설명을 첨가한 형태로 변모(變貌)하고, 다시 인간 구제는 할 수 없다는 경험론적(經驗論的) 인식을 내포하게 되는 내용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징

이 설화는 「대홍수 설화」의 일종으로서 신의 분노 때문에 비가 온다고 설정된 서양의 이야기와는 다른 점이 있다. 그리고 남매가 혼인한다는 내용 대신에 구해 준 사람은 배신하고 동물은 보은한다는 내용이 나타나고 있는 등, 이 설화는 여러 가지 점에서 신화적인 요소보다는 동화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외국의 것은 선행에 대한 보상이 주어진다는 교훈적 성격이 강하지만, 우리나라의 것은 이 점 외에도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라는 경험적 이치를 함축하고 있다.

의의 및 평가

이 설화는 목도령의 선함과 경쟁자인 소년의 악함이 대비되는데, 둘 다 인류의 시조가 된다는 점에서 인간이 가진 선함과 악함의 이중적 면모와 근원을 보여 준다. 또한 동물이 사람보다 선하게 나타나고 있어서, 동물에 대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동물을 무지하고 무서운 대상으로 보는 서양의 사고방식과 큰 차이가 있다.

이 설화는 향유층(享有層)의 세계 인식의 변모에 따라 이야기가 변이하는 과정을 유추(類推)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원전

孫晉泰,『朝鮮民譚集』(東京 鄕土硏究社, 1930)
임동권, 『한국의 민담』(서문당, 1972)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단행본

손진태, 『한국민족설화의 연구』(을유문화사, 1947)
장덕순, 『한국문학의 연원과 현장』(집문당, 1986)

논문

오세정, 「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한국고전연구』 12, 한국고전연구학회, 2005)
조현설, 「아시아 홍수신화 비교 연구」(『구비문학연구』 17, 한국구비문학회,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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