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본래 김창협(金昌協)이 편찬을 계획하여 목록과 편찬체제를 만들고, 문인 김시우(金時佑)와 함께 편찬을 시작했는데, 불과 수 편을 정리하고는 김창협이 세상을 떠나자 일이 중단되었다. 김시우는 이 계획이 완성되지 못한 것을 한스럽게 여겨 어유봉을 만날 때마다 이 책의 완성을 권하였다. 어유봉은 스승의 이 같은 권고를 받고, 선생의 유업에 착수해 2년 만에 이와 같은 규모의 책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4권 4책. 필사본. 규장각 도서에 있다.
이 책은 『논어』의 편차순서에 따라 편·장의 체제에 맞추어 주석을 모아 편찬하였는데, 『논어』 원문의 장구(章句)를 표출하고, 다음 행을 바꾸어 한 자의 사이를 낮추고, 원문 장구에 해당하는 『논어집주(論語集註)』를 그대로 옮겨 실었으며, 이어서 다시 행을 바꾸고 한 자를 낮추어 『주자대전(朱子大全)』 안에 담겨진 『논어』 각 편장에 관계된 논평과 해설에 관한 내용을 모두 추출해 요약·정리하였다.
논평과 해설 내용은 주로 붕우와 문인들과 주고받은 논의들로, 인용 말미에는 반드시 서제(書題)를 부기하고 있다. 표출된 원문에 집주가 많은 곳은 논평·해설의 양도 자연히 많은데, 대체로 이러한 부분은 『논어』의 내용에 있어서 중요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과 비례해 상세함과 간략함을 조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논어』 제1편 1장 ‘子曰學而時習之’에 관한 논평·해설은 2천자에 달하고 있으며, 2장 ‘有子曰其爲人也孝弟而好犯上者鮮矣’에는 3천자의 논평·해설이 수록되어 있으며, 편장에 따라서는 40자에 불과한 논평·해설로써 한 장을 마친 간략성을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은 『논어』 원문 전체를 해석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주희(朱熹)의 『논어집주』 이외에서 토의된 『논어』의 각 편장에 대한 주희의 견해가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어서 『논어』에 대한 주희의 견해를 종합하여 이해할 수 있으며, 주자사상의 한국적 전개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문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