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1년(고종 28) 기양연(奇陽衍)·정재규(鄭載圭)·정의림(鄭義林) 등의 문인들에 의해 목활자본으로 편집·간행되었고, 1902년 경상남도 단성의 신안정사(新安精舍)에서 목판본으로 중간되었다. 권두에 기양연의 서문과 권말에 정의림의 발문이 있다.
15권 6책. 목활자본·목판본. 국립중앙도서관과 연세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각 권별로 목록이 있고, 권1∼3은 논도체(論道體)로 총론(總論)·성명(性命)·심성정(心性情)·형기신리(形氣神理)·귀신명수(鬼神命數) 등 5개 부문, 권4·5는 논학(論學)으로 총론·지수(持守)·지행(知行)·출처(出處) 등 4개 부문, 권6∼9는 논경(論經)으로 오서(五書)·오경(五經)과 자의(字義) 등 11개 부문, 권10·11은 논선유서(論先儒書)로 주자(周子)·정자(程子)·장자(張子)·주자(朱子)·제유(諸儒) 등 5개 부문, 권12∼14는 논례(論禮)로 통례(通禮)·관례·혼례·상례·제례·방례(邦禮) 등 6개 부문, 권15는 논사(論史)와 훈문인지구(訓門人知舊)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수의 범례는 6개항에 걸쳐 편집 방법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왕복서찰의 내용에서 초년과 만년의 견해가 서로 달라도 다 같이 실었다. 이 경우 정론(定論)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별도로 부기(附記)했다고 하였다. 또한 내용이 중복되는 것은 번잡을 피하여 삭제했다고 하였다.
각 부문마다는 문목(問目)의 내용을 열거하고 일일이 질문자의 성명을 표시하고 있다. 각 편목별 문목수는 「논도체」에 157개 항목, 「논학」에 137개 항목, 「논경」에 642개 항목, 「논례」에 433개 항목, 「논사」와 「훈문인지구」에 75개 항목으로 되어 있으며, 질문자는 100여명에 이르고 있다.
권1∼3의 「논도체」는 주로 성리학에 관한 내용이다. 기정진의 유명한 논문인 「외필(猥筆)」은 조성가(趙性家)와의 문답 서찰에, 「납량사의(納凉私議)」는 정재규와의 문답서찰에, 「이통설(理通說)」은 권우인(權宇仁)과의 문답서찰에 각각 부록되어 있다. 그는 대체로 「이통설」에서 이이(李珥)의 이통기국설(理通氣局說)을 ‘이분격단(理分隔斷)’이라 하여 견해를 달리하고 이함만수(理涵萬殊)를 주장하며 “이(理)는 만수(萬殊)를 함유하고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권3에 김석구(金錫龜)와 귀신명수에 관해 문답한 내용을 보면, 먼저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사람과 귀신이 저현(著顯)·미은(微隱)의 구분이 있을 뿐 정의작용(情意作用)은 같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권14의 「방례」에는 교원의절(校院儀節)이 부기되어 있다. 이 글에는 향교나 서원의 각종 의식·절차가 상세히 설명되어 있어, 다른 일반적인 예설서(禮說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그의 문집과 중복되는 내용이나, 이를 체계적으로 다시 분류하고 정리하여 기정진의 방대한 학문적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