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청사자놀음에만 ‘꼭(꺽쇠)’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말뚝이는 그 명칭이 보여주듯 천한 이름을 가진 하인으로서, 자기가 모시고 다니는 양반들을 풍자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양반에 대한 풍자는 조선 후기의 여러 문학 장르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지만, 가면극의 말뚝이가 가장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풍자의 주체로 나타나고 있다. 판소리에서의 ‘방자(房子)’ 역시 말뚝이와 비슷한 구실을 하지만 말뚝이에 비해 풍자의 정도가 약하다. 즉, 방자는 양반 개인의 관념적 허위성을 우회적인 방법으로 풍자하지만, 말뚝이는 양반개인의 관념적 허위성 뒤에 있는 봉건적 질서까지 비판하며 직접적이고 신랄한 풍자를 한다. 이러한 풍자를 통해 가면극의 희극미(喜劇美)를 창출해내며 성장하는 민중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전형(典型)으로서의 말뚝이가 모든 가면극에 존재한다는 것은 말뚝이와 양반 사이의 갈등체계로 상징되는 전형화 된 갈등의 체계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즉, 말뚝이는 조선 후기의 역사적 단계에 대응되는 독특한 기능을 가진 하나의 전형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들 말뚝이가 가면극에 나타나는 양상은 가면극마다 조금씩 달라, 양주별산대놀이의 경우 ‘쇠뚝이’라는 비슷한 유형의 인물과 함께 나타나 양반을 풍자하며, 봉산탈춤에서는 ‘취발이’와 함께 등장하여 양반을 풍자한다.
기타 가면극에서는 말뚝이 혼자서 양반들을 풍자하지만 영남지방의 오광대(五廣大)와 야류(野遊)에서 말뚝이 재담(才談)은 보다 직접적이며 도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