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와 대·국화·난초 및 연꽃·모란 등은 흔히 군자의 기상에 비유되어, 사군자(四君子)라든가 세한삼우(歲寒三友)로 일컬어지면서 선비들이 즐겨 가까이하고 문인화풍(文人畫風)의 묵화로 많이 그려진 소재였다.
이런 화훼(花卉) 그림은 송나라 때부터 유행하는데, 매화 그림은 11세기 말 승려인 중인(仲仁)의 묵매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춘한(春寒) 속에 홀로 피는 매화여서 군자와 고사(高士)의 지조와 절개로 비유되어 문인 사대부의 전인적인 품격을 투영하게 됨에 따라 시와 그림 및 문양 등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특히, 매화는 선비의 아취를, 대나무는 대장부의 기백을 지녔다 하여 주로 같이 나타내고 있는데, 고려청자에 보이는 매죽 무늬는 매우 간결하지만 흔하지가 않아 청자상감 매죽수금문 매병(靑磁象嵌梅竹水禽文梅甁) 등에서 살펴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초기 청화백자(靑華白磁)에 수묵 문인화풍의 매화무늬가 장식되며, 후기에 가서는 식기류와 연적·지통(紙筒) 및 담배합 같은 선비의 문방구류 등에 간략한 양각 무늬로 많이 나타낸 특징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