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장. 필사본. 『매화외사』는 이옥의 친구 김려(金鑢)가 편찬한 『담정총서(藫庭叢書)』 제11책 권21에 실려 있다. 필사연도는 1819년(순조 19)으로 김려의 「제매화외사권후(題梅花外史卷後)」에 밝혀져 있다.
『매화외사』는 저자가 언제 쓴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에 수록된 「선고(蟬告)」라는 작품은 저자의 나이 32세(1791년) 때에 서울에서 방황하며 본가가 있는 남양(南陽) 매화산(梅花山) 기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신의 신세를 그리고 있다. 이로 보아 이 책에 구성된 글들은 그가 문체로 견책을 받았던 33세 전후의 저작인 듯하다.
『매화외사』는 권두에 목록과 전(傳) 11편, 잡저 5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권말에 김려의 「제매화외사권후」가 붙어 있다. 주목할만한 전은 「포호처전(捕虎妻傳)」·「수칙전(守則傳)」·「문묘이의복전(文廟二義僕傳)」·「유광억전(柳光億傳)」·「부목한전(浮穆漢傳)」·「심생전(沈生傳)」·「남령전(南靈傳)」 등이다. 담배를 의인화한 가전(假傳) 등도 있다.
입전인물들의 신분은 하층민들이 많고 각기 특징이 있다. 주제는 윤리적인 것과 신비체험적인 것, 세태나 염정을 다룬 것이 있다.
『매화외사』에 수록된 전들은 야담 취향적인 것들이 상당수 있어 야담과 전의 양식상 혼란을 초래할 정도이다. 특히 「포호처전」은 민담의 구조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그밖에 「심생전」은 계층이 다른 두 남녀의 비극적인 애정담이고, 「유광억전」은 당시 과거제도의 문란을 리얼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매화외사』의 잡저 중에 「협창기문(俠娼紀聞)」은 당시 경사(京師)에 사는 한 협기(俠妓)를 기사화한 야담으로 시정세태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옥의 문체는 가끔 이어(俚語: 항간에 떠돌며 쓰이는 속된 말. 상말)를 썼기 때문에 당시 문인들은 이를 병으로 여겼다. 김려는 이 점에 대해 이옥의 재주가 지나쳐서 그렇다고 ‘권후’에서 평하고 있다.
『매화외사』는 이옥의 이러한 문체적 특징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전과 소설의 양식을 연구하는 데도 참고가 될만하다. 이겸로(李謙魯)가 소장하고 있는 것이 유일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