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牌子)·묵패(墨牌)·흑패(黑牌)라고도 하였다. 서원에서 상민들을 호출하거나 잡부금을 모금할 때 발송하던 문서로서, 서원의 도장을 먹으로 찍었던 까닭에 이러한 명칭이 생겼다. 이것은 임진왜란 때 원정왔던 명나라 군대에서 군령하달문서로 사용하던 서식을 모방한 것이었다.
보통 서원에서 강상(綱常)을 바로잡는다는 이유로 서민들을 호출하여 사사로운 형벌을 가하고 금품을 갈취하던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세력 있는 서원에서는 양반이나 부호, 심지어는 관원들에게까지 발부하여 잡부금을 징수하기도 하였다.
특히, 송시열(宋時烈)을 제사지내던 화양서원(華陽書院)의 묵패는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쳐 ‘화양묵패(華陽墨牌)’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 이러한 서원의 폐단을 근절하기 위하여, 1864년(고종 1) 흥선대원군에 의해 서원철폐령이 단행되었으며, 이로 인하여 화양서원은 1865년 5월 폐쇄되었고, 이 때부터 묵패의 횡포도 사라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