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절구. 3수. 그의 문집인 『소호당집(韶濩堂集)』 권4에 수록되어 있다. 이 시는 1909년 안중근이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하얼빈역에서 사살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나라의 원수를 갚은 쾌거를 기려 읊은 작품이다.
이 시의 내용은 첫째 수에서는 두 눈을 부릅뜬 평안도(황해도를 김택영이 잘못 파악함) 장사가 양을 잡아죽이듯 원수를 죽였다는 말을 듣고 미칠 듯 춤추며 노래하였다는 내용이고, 둘째 수에서는 안중근이 독수리 맴돌 듯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돌다가 하얼빈에 와서 큰 일을 치렀으니, 온 세상 호걸들이라도 이 소식을 듣고는 밥숟갈을 떨구리라는 것이다.
셋째 수에서는 예로부터 망하지 않은 나라 없었지만 어린애 장난처럼 망해서야 되겠는가 하고서, 안중근이 무너진 하늘을 지탱하려는 이 솜씨를 본다면 망할 때 망한다 해도 보람이 있으리라 하였다. 이 작품은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비분강개한 작자의 심정이 배어 있어, 망국의 길로 접어들고 있던 당시의 현실에 대한 지식인의 저항이 나타난 우국문학의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고난에 찬 한말의 소용돌이 속에서 과연 시인은 무엇을 노래해야 하였는지를 시사해주는 작품이다. 동시에 끝부분에서 몸으로 부닥쳐 조국을 지탱해보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다시 조국의 광복도 우리의 손으로 가능하리라는 예언을 담고 있어, 더욱 작자의 역사의식이 살아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