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극단은 초대 대표인 극작가 이근삼(李根三)을 대표로 하여,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온 연출가 김정옥(金正鈺), 미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연출겸 배우 양광남(梁廣男)과 배우 최명수(崔明洙), 나옥주(羅玉珠), 오현주(吳賢珠), 박근형(朴根瀅), 이영주(李鈴珠) 등이 참여하여 창단하였다.
민중극장은 1960년에 창단된 극단 실험극장(實驗劇場)에 이어 두 번째로 창단된 60년대 동인제 극단이었다. 이들은 “민중 속에 뛰어들어가 민중과 더불어 호흡할 수 있는 연극 모색과 위대한 연극 유산을 계승하고 새로운 미래연극 추구”를 목표로 내걸고 창단하였다.
60년대에 화려한 동인제 극단의 등장으로 극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민중극단은 소위 ‘유학파’로 지칭되며 구미의 극작가들의 작품들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면서도 지식층들에게 어필하는 하이코메디를 많이 공연했다. 또한 이근삼·김정옥 등의 풍자적 희극을 선보여 타극단들과 차별성을 보였다. 이는 당시의 연극이 소수 애호가들만을 대상으로한 소인극 활동에 머문데 대한 반발로서 보다 넓은 지식층 대중들에게 다가가고자 했던 시도였다. 그런 뜻에서 극단 이름도 ‘민중’이라고 칭하였는데, 70년대 이후 민중이란 단어의 의미가 정치성을 띄면서 변질되어 종종 민중극장이 운동권 연극단체로 오인받기도 했다.
민중극장은 1963년 5월에 프랑스 작가 펠리시앙 마르소(Felicien Marceau) 작「달걀」로창단 공연을 올렸다. 이후 셰익스피어 작「뜻대로 하세요」를 비롯하여「토끼와 포수」·「국물 있사옵니다」·「실과 바늘의 악장」·「연인 안나」등의 작품들을 1년에 평균 1작품씩을 공연했다.
김정옥을 중심으로 창단 멤버들이 각자의 일에 전념하여 몇 년간 공백기를 거친 뒤, 1974년에 민중의 단원이자 전 MBC-TV의 프로듀서 이효영과 미국유학에서 돌아와 실험극장에 합류해 있던 정진수(鄭鎭守) 등이 기획자 구자흥과 배우 박봉서 등을 영입하여 극단을 재창단하였다. 그 해 12월에 죠셉 헬러(Joseph Heller)「우리는 뉴해이븐을 폭격(爆擊)했다」로 재창단 공연을 가졌다. 이후 민중극단은 매년 평균 10편(동일 작품의 재공연, 지방공연 포함) 이상의 공연했으며, 그동안 무대에 올린 작품 수만 해도 80여편에 달한다.
민중극단이 공연한 작품은 매우 다양하다. 셰익스피어·몰리에르(Moliere)의 고전 작품은 물론 영국·미국·이탈리아·러시아·스페인·일본 등 세계 각국의 주목받는 최신 현대 희곡작품들의 국내공연을 어느 극단보다 가장 많이 공연했다. 또한 국내 극작가들의 창작희곡도 꾸준히 공연하였고, 에이브 버러우스(Abe Burrows) 작·정진수 역「아가씨와 건달들」같은 대형 뮤지컬 작품들의 공연을 통해 연극의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그런가하면「신데렐라」같은 소극장용 어린이 뮤지컬을 개발하여 아동극 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민중극단은 많은 재능 있는 배우들을 배출하였다. 연극계의 스타로 부상한 윤석화를 비롯하여 이승철·윤주상·최종원·박봉서·이인철·주용만·양금석·김지숙·김혜옥·방은진·최은미·윤정원·강애심·이영숙·강지은 등이 민중의 단원시절에 연기자로 성장했다. 그밖에도 민중이 배출한 수많은 연기자들이 현재 연극계에서 중견배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 극단의 주요 작품으로는 죠지 카우프만(George Kaufman) 작·박영희 역「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 이근삼 작 「국물 있사옵니다」, 몰리에르 작·정진수 편역「귀족수업」, 루이지 피란델로(Luigi Pirandello) 작·정진수 각색「뜻대로 생각하세요」등이 있다.
이 극단은 1977년「사자와의 경주」로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참가한 이래 1987년「카덴자」로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에, 1980년 공동창작·정진수 연출「내가 말없는 방랑자라면」으로 제4회 대한민국연극제에, 1983년 이근삼 작·정진수 연출「게사니」로 제7회 대한민국연극제에, 1984년 김의경(金義卿) 작·정진수 연출「식민지에서 온 아나키스트」로 제8회 대한민국연극제에, 1985년 이재현(李載賢) 작·정진수 연출「선각자여」로 제9회 대한민국연극제에, 1988년「영어뮤지컬 춘향전」으로 제12회 서울국제연극제에, 1989년「칠산리」로 제13회 서울연극제에, 1992년「영자와 진택」으로 제16회 서울연극제에, 1993년「상화와 상화」로 제17회 서울연극제에, 1994년「이혼의 조건」으로 제18회 서울연극제에, 1995년「구테타」로 제19회 서울연극제에 참가했다.
이 밖에도 1996년 에이브 버러우스 작「2 x 2」, 1997년 유미리(柳美里) 작「물고기의 축제」, 1998년 이강백(李康白) 작「쥬라기 사람들」, 1999년 최인석(崔仁碩) 작「욕쟁이 품바」, 2002년 정진수 작「써니-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 2005년 「씨앗-우장춘(禹長春) 박사의 선택」(일본 동경 전신좌 극장), 2007년 몰리에르 작「귀족수업」등의 작품이 있다.
이 극단은 1965년 박조열(朴祚烈) 작「토끼와 포수」로 제2회 동아연극상 대상을, 1982년 사이몬 그레이(Simon Gray) 작「지금 부재중」으로 제19회 동아연극상 대상을, 1989년 이강백 작「칠산리」로 제26회 백상예술대상 대상과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민중극장은 1980년대 이후 전반적인 연극의 침체와 함께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는 등 대중성에 중점을 두었으며, 현재 사회성과 오락성을 조화시키면서 대중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