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 출생. 경상남도 삼천포(三千浦) 출신. 1953년 삼천포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중퇴하였다. 1961년 ‘60년대 사화집’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서정적인 한(恨)의 세계를 주로 표현하였다. 이 후 현대문학사·대한일보사 기자를 역임했으며, 삼성출판사에서 근무하였다.
1953년 『문예』에 시조 「강물에서」가 모윤숙(毛允淑)에 의해 추천되었으며, 1955년 『현대문학』에 시 「정적(靜寂)」이 서정주(徐廷柱), 시조 「섭리(攝理)」가 유치환(柳致環)에 의해 추천되어 등단하였다. 1962년 첫 시집 『춘향이 마음』이 신구문화사에서 간행되었다.
이후 『햇빛 속에서』(문원사, 1970)·『천년의 바람』(민음사, 1975)·『어린것들 옆에서』(현현각, 1976)·『뜨거운 달』(근역서재, 1979)·『비 듣는 가을나무』(동화출판공사, 1981)·『추억에서』(현대문학사, 1983)·『대관령 근처』(정음사, 1985)·『내 사랑은』(영언문화사, 1985)·『찬란한 미지수』(오상사, 1986)·『사랑이여』(실천문학사, 1987)·『해와 달의 궤적』(신원문화사, 1990)·『꽃은 푸른 빛을 피하고』(1995) 등의 시집과 여러 권의 시선집·산문집을 발간하였다.
「춘향이 마음」이나 「울음이 타는 가을 강(江)」·「추억(追憶)에서」와 같은 초기 시에서는 한국적 정서인 슬픔과 한의 세계를 살아 있는 언어인 구어(口語)투의 시어로 구사하여 표현하고 있다. 박재삼의 이런 시세계는 우리 전통 서정시의 세계를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특히 여성적인 어조를 통하여 슬픔이 내면화된 정조를 그려내고 있다.
박재삼의 시는 전반적으로 서정시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으나, 후반기에는 어느 정도 현실에 대한 관심과 평범한 시적 언어를 통하여 넉넉하고 긍정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그의 13번째 시집인 『꽃은 푸른 빛을 피하고』는 이런 경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박재삼은 김소월(金素月)의 서정주의 시세계를 계승한 것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1950년대 이후 한국 전통 서정시의 세계를 생동감 있는 구어를 구사하여 모국어의 질감을 눈부시게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56년 현대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이 후 한국시인협회상(1977)·노산문학상(1982)·한국문학작가상(1983)·중앙일보 시조대상(1986)·평화문학상(1987)·조연현문학상(1988) 등의 문학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