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조광(朝光)』에 발표되었고, 1947년에 간행된 수필집 『인생예찬』에 수록되었다. 작자의 「주부송」·「주찬(酒讚)」·「매화찬」·「체루송(涕淚頌)」 등과 같이 예찬류의 수필로 「창(窓)」이나 「생활인의 철학」이 사변적이고 지나치게 경구적으로 인생과 사회를 투시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주로 인간 생활과 깊은 관계를 가진 대상을 직시하고 그 성격을 유별(類別)하여 찬송하고 예찬하여 그 사변적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백설부」는 「생활인의 철학」과 같이 고등학교의 「국어」와 「문학」 교과서에 여러 번 실리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 수필의 한 전형을 이루고 있다.
「백설부」는 ‘말하기조차 어리석은 일이나 비를 싫어하는 사람은 많을지 몰라도 눈(雪)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라는 서두로 시작한다.
그리고 순결무구(純潔無垢)한 눈의 속성과 눈이 인생에 가지는 의미를 통찰하고, 눈을 의인화하여 “백설이여, 잠시 묻노니 너는 지상의 누가 유혹했기에 이곳에 내려오는 것이며, 또 너는 공중에서 무질서의 쾌락을 배운 뒤에 이곳에 와서 무엇을 시작하려는 것이냐! 천국의 아들이요, 경쾌한 족속이요, 바람의 희생자인 백설이여, 과연 뉘라서 너희의 무정부주의를 통제할 수 있으랴.”라고 눈을 예찬하고 있다.
눈을 통찰하는 시각은 자연에 몰입하는 단계에 이름을 눈이 멎어 놀랄 만한 통일체를 출현시킴을 말하고, “이와 같은 화려한 장식을 우리는 백설이 아니면 어디서 또 다시 발견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 주위에는 또한 하나의 신성한 정밀(靜謐)이 진좌하여, 그것은 우리에게 우리의 마음을 열도록 명령하는 것이니, 이때 모든 사람은 긴장한 마음을 가지고 백설의 계시에 깊이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라고 백설을 자연의 신비의 섭리요 인간에게 계시함을 설파하고 있어, 김진섭 수필의 백미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