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로는 ‘맥근점(麥根占)’이라고 한다. ≪열양세시기 洌陽歲時記≫에 “농가에서는 입춘에 보리뿌리를 캐어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친다. 그 보리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이고, 두 가닥이면 평년이고,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입춘의 이러한 농사점의 관습은 지금도 노인들 사이에는 전승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그 날짜나 점 판단내용이 대개 위와 같고, 전라남도 지방의 조사자료에는 점법내용은 위와 같으나 날짜는 정월초하룻날·대보름·동짓날 등으로 지역과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난다.
제주도에서도 입춘날에 하는데 뿌리가 하나이면 가뭄이 들어 흉년이 들 것이고, 뿌리가 둘이면 비가 알맞게 내려서 풍년이 들 것이며, 셋이면 수재가 있어 흉년이 들 것으로 판단한다. 우리 나라의 보리농사는 북부지방에는 없고, 중부지방에는 매우 적고, 남부지방에 많다. 따라서, 보리뿌리점도 북쪽에는 없고, 중부는 단순하고, 남쪽으로 갈수록 다양해진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는 논농사가 거의 없고 대부분이 밭농사이므로 많은 강우량이 필요없다. 오히려, 본토에 강우량이 적어 가문듯해야 제주도는 풍년이 든다고 하니, 점 판단법에 그러한 기후조건까지도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보리뿌리점을 대개 입춘에 하는 이유는 24절후의 첫절인 입춘이 한해 농사의 기점이라는 데에서 연유한다. 따라서, 입춘에는 각 지방에서 지내던 농경의례들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