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권 4책. 필사본. 부산의 조범래(趙範來)가 소장하고 있다.
권1∼3에 시 649수, 권4·5에 서(書) 138편, 권6에 서(序) 2편, 기(記) 2편, 발(跋) 2편, 혼서(婚書) 1편, 논(論) 1편, 설(說) 2편, 명(銘) 1편, 찬(贊) 6편, 제문 13편, 축문 3편, 상량문 1편, 권7에 행장 3편, 묘표 2편, 권8·9에 잡저 14편, 권10에 부록으로 가장(家狀), 행장, 묘갈명, 제문, 만사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주로 초목·산천·누정(樓亭) 등 다양한 소재로 자연을 읊은 것이 많은데, 연구시(聯句詩)와 연작시(連作詩)가 대부분이다. 「두류기행(頭流紀行)」·「변산제영(邊山諸詠)」 등은 명승고적을 두루 탐방한 기행시이다. 「차자양서당잡영(次紫陽書堂雜詠)」은 모두 34수로 문학적 소재가 탁월하다.
「국시(國是)」·「자탄(自歎)」 등은 한말의 격변하는 과정을 개탄한 것이다. 「을미동문축발령(乙未冬聞祝髮令)」은 단발령의 소식을 듣고 분개하는 내용이다. 시의 흐름이 고결하고 기상이 높다고 평가되고 있다.
서(書)는 주로 스승인 기우만(奇宇萬)·송병선(宋秉璿)을 비롯해 사우(師友)인 김평묵(金平默)·정재규(鄭載圭)·한유(韓愉)·권재규(權載奎) 등 당시 많은 석학들과 주고받은 글이다. 대부분이 경전·예설·성리설·의리설 등에 대한 논술이다.
논의 「부정척사론(扶正斥邪論)」에서는 춘추대의적인 의리론(義理論)과 강상론적인 충효를 바탕으로 도학의 본질적 특성을 두드러지게 발휘해 한말의 외세 침입에 대한 민족적 저항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잡저 가운데 「독서석의(讀書釋疑)」는 사서(四書) 가운데 요지가 되는 부분을 나열해 주석을 붙인 것이다. 「소학의목(小學疑目)」과 「대학의목(大學疑目)」은 『소학』과 『대학』 가운데 난해한 구절을 뽑아 해석을 붙인 것이다.
「연부연연(然否然然)」과 「답한희녕(答韓希寗)」·「답한희녕론권군오재거문답(答韓希寗論權君五齋居問答)」 등은 한유와 권재규의 질문에 답한 글이다. 태극동정(太極動靜)·이기선후(理氣先後)·인물성동이(人物性同異)·명덕설(明德說) 등 22조에 달하는 성리학설을 선명하게 해답하고 있다. 「답정응선중용서문의목(答鄭應善中庸序文疑目)」과 「취수정배권명호강록(取水亭陪權明湖講錄)」 등에도 동양철학에 관한 논술이 많다.
이 책은 한말 유학사를 연구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