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32면. 1930년 세종서원(世宗書院)에서 간행하였다. 표지에 “조선이라 십삼도 방방곡곡이 봉사꽃 아니 핀 집이 없다네.”라는 글이 있다. 시조와 소곡집(小曲集)으로서 2부로 나누어 모두 66편을 수록하고 있다.
1부에 「봄비 1∼4」·「힘」·「새 곡조 1∼8」·「망향(望鄕) 1∼8」·「천원(天園)에게 1∼2」·「강남(江南) 1∼4」·「봉사」·「편지」·「노래」·「산보(散步) 1∼5」·「습작(習作) 1∼7」, 2부에 「논길」·「빛갈 없고 말 없는」·「회화」·「불꽃」·「햇빛 기타」·「마음의 꽃」·「높은 맘」·「내 몸의 해」·「황혼의 노래」 등이다. 그 중 1부의 45편은 시조다.
번역시로는 1부에 무어(Moore, T.), 2부에는 두보(杜甫)의 시가 전재(轉載)되어 있다. 1부에 실려 있는 「봄비」 연작에서는 “봄비에 바람 치어 실같이 휘날린다/종일 두고 뿌리어도 그칠 줄 모르노네/묵은 밭 새옷 입으리니 오실대로 오시라”(봄비 1), “개구리 잠깨어라 버들개지 너도 오라/나비도 꿀벌도 온갖 생물 다 나오라/단 봄비 조선에 오나니 마중하러 갈거나”(봄비 4)와 같이 전통적 서정 양식인 시조의 형식을 빌어 조선의 산천에서 생명력이 고양되기를 바라는 시인의 내적 욕망을 투영시키고 있다.
주요한의 문학은 『아름다운 새벽』을 간행한 1924년 이후 많은 변모를 보이는데, 그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조 창작에 몰두하게 된다. 그가 초기 시에서 보여준 다양한 시 형태의 실험은 결국 자유시가 아닌 시조로 정착한 것이다.
이러한 그의 변모는 1924년 이후 기회 있는 대로 시조 창작을 권유하고 시조부흥론(時調復興論), 시조문학으로의 회귀론(回歸論)을 주장한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집약된 것이 그의 시조집 『봉사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