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은 중국에서 닭의 머리에 제비의 턱, 뱀의 목, 거북의 등, 물고기의 꼬리 등 여러 짐승의 형상을 조합시켜 만들어 낸 새로, 6척의 키에다 몸과 날개는 오색(五色)의 빛이 찬란하고 오음(五音)의 소리를 내면서 오동나무에 깃들이고 대의 열매를 먹으며 예천(醴泉)의 물을 마시고 산다는 상념적인 큰 새였다.
또 성스러운 천자[聖天子]가 세상에 나타날 때면 나타나는데, 뭇짐승이 따라서 모인다는 새 중의 새라는 것이다. 봉은 수컷, 황은 암컷을 뜻하면서 용·거북·기린과 더불어 불리는 사령(四靈)의 하나이기도 하다. 봉황 무늬는 진(秦)·한(漢) 이래로 각종 기물(器物)과 복식(服飾) 등에 쓰였는데, 주로 왕가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고분의 금공품과 와전(瓦塼) 등에 나타나며, 특히 부여 규암리 절터에서 나온 봉황무늬전의 무늬는 매우 유려하고 동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것이다.
고려시대에는 청자에서 음각(陰刻)과 상감(象嵌)의 기법으로 꼬리가 길고 화려하게 나타낸 특징을 보이고, 향합 등의 금은 장신구에도 음각한 특징 있는 무늬로, 그리고 동경(銅鏡)에서도 많이 나타나 있다.
조선시대에도 백자에 청화(靑華)나 진사(辰砂)로 그렸으며, 각종 금공품이나 장식품에 두루 무늬화되나 고려 때보다 간략한 형식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궁궐건축이나 왕가의 집물(什物)·복식 등에서는 고려시대와 같이 훨씬 복잡하고 화려하게 의장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