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럼에 대해서 『동국세시기』 보름날 기록에 “이른 새벽에 날밤·호두·은행·무 등속(等屬 : 붙이)을 깨물며, ‘일년 열두 달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주십시오.’ 하고 축수한다.
이를 부스럼을 깨문다 하여 ‘작절(嚼癤)’ 또는 이를 단단하게 하는 방법이라 하여 ‘고치지방(固齒之方)’이라고도 한다. 의주지방 풍속에 어린 남녀들이 새벽에 엿을 깨무는 것을 ‘치교(齒較)’라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는 “밤 세 개를 깨무는 것을 부스럼과 열매를 씹는 것이라 하여 ‘교창과(咬瘡果)’라 한다.”고 간단히 적었다.
『경도잡지(京都雜誌)』도 “밤과 무를 깨물며 축원하는 것을 ‘작절’이라 한다.”고 적고 있다. 지금도 이 풍속은 전승되고 있어서 정월대보름 전날 시장에는 밤·잣·호두·땅콩 등 껍질이 단단한 과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러한 과일들을 총칭하여 ‘부럼’이라 하고 이것을 먹는 관습을 ‘부럼먹는다’고 한다. 이러한 풍속은 예로부터 중국이나 일본에도 있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자세히 알 길이 없으나 다음과 같은 견해가 있다. 부럼이라는 말에는 굳은 껍질의 과일을 총칭하는 뜻과, 부스럼의 준말인 종기라는 두 뜻이 있다. 같은 정월대보름 민속인 다리밟기(踏橋)가 다리(橋)를 밟으면 다리(脚)가 튼튼해진다는 것처럼, 부럼을 깨물면 부스럼이 없어진다는 식의 언어질병적(言語疾病的) 속신이 작용하였으리라는 것이다.
앞의 옛 기록들 가운데 종과(腫果)·교창과(咬瘡果) 등에는 그러한 부스럼 관념이 보이나, 한편 치교, 이 굳히는 방법 등의 관념도 적지 않은데, 이것도 그 과일들의 껍질이 단단한 데서 온 주술적인 관념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