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반양장. 126면. 작자의 제4시집으로, 그가 죽은 뒤에 김광섭(金珖燮)과 김종문(金宗文) 등의 주선으로 1958년 한림사(翰林社)에서 간행하였다.
책머리에 저자 만년의 사진과 묘소(墓所)의 사진이 있고, 바로 이어서 이희승(李熙昇)의 추도시 「애도노천명(哀悼盧天命)」과 김광섭의 서문 및 모윤숙(毛允淑)의 ‘사슴의 노래를 모으면서’라는 회고문이 있으며, 책 끝에 ‘이 시집을 내면서’라는 최용정(崔用貞)의 발문이 있다.
수록 시편은 「캐피탈·웨이」·「봄의 서곡(序曲)」·「아름다운 새벽들」·「유월(六月)의 언덕」·「낙엽(落葉)」·「불덩어리 되어」·「꽃길을 걸어서」·「새벽」·「오늘」·「사슴의 노래」·「내 가슴에 장미(薔薇)를」·「어머니날」·「당신을 위해」·「오월(五月)」·「곡촉석루(哭矗石樓)」·「나에게 레몬을」 등 42편이다.
“파라솔을 접드시·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라고 한 「유월의 언덕」이나 “가슴에 꽂았던 장미를 뜯어버리는/슬픔이 커 상장(喪章)같이 처량(凄凉)한 나를/차라리 아는 이들을 떠나/사슴처럼 뛰어다녀보라.”고 노래한 「사슴의 노래」는 초기 시집 『산호림(珊瑚林)』이나 『창변(窓邊)』의 시적 경향으로, 섬세한 감각과 비애의식을 나타낸 것이라면 「아름다운 새벽들」과 「새벽」 등 일련의 시편에서는 가톨릭교 귀의 이후 노천명의 종교적 신앙과 참회의 경지를 노래하고 있다.